[건강 바로 알기] 알츠하이머 치매-정지연 조선대병원 신경과 교수
20년 전부터 원인 물질 축적…기억력 저하 등 건망증과 유사
치매안심센터 무료 선별검사…연말 새로운 치매 치료제 출시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3’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은 92만 명이다.
이는 고령 인구 901만 명의 10%로,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며, 5명 중 1명이 경도인지장애에 해당된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는 매년 5만 명씩 증가하고 있고, 이는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 증가, 치매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치매의 종류와 증상=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뇌졸중,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중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가 전체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주요 증상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 저하와 일상생활 동작(요리, 세수, 옷 갈아입기 등) 저하이다.
또 우울증, 망상, 수면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단순 건망증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금방 기억해 낼 수 있는 반면,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기억저하는 경험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신경 퇴행성 질환이므로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진단 및 치료법=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아밀로이드 베타 (Amyloid-β)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뇌 안에 축적되고 배출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뇌 기능이 저하된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인지저하 증상이 발현되기 15~20년 전부터 축적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무증상 또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 유무를 조기에 알아낼 수 있는 인자로 유력하다. 이는 아밀로이드 PET-CT 촬영 또는 뇌척수액 검사로 측정할 수 있다.
치매는 시간이 가면서 점차 악화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매가 의심되거나 예방을 원할 경우, 각 자치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선별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진단검사와 감별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진단검사는 신경심리검사(기억력, 언어능력)와 전문의 진료를 통해 이루어지며, 감별검사는 치매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연계 병원에서 혈액검사, 뇌 영상 (CT, MRI, PET 등) 촬영 등을 진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여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5년 후 요양 시설 입소 비율을 5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약물치료는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이다.
현재 대표적인 약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이며,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메만틴이 사용된다. 비약물치료로는 기억력 훈련, 인지재활치료 등을 통해 인지기능과 일상생활능력을 증진시키고 진행을 늦춰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말 출시예정인 새로운 치매치료제=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 속도를 늦추거나, 축적된 단백질을 제거해야 한다. 이를 목표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치료제 개발 연구가 수십 년간 진행되었으나 실패를 거듭해오다 20여 년 만에 드디어 2023년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한 항체 주사제인 ‘레카네맙(Lecanemab, 상품명 레켐비)’이 신약으로 인정됐다.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27% 늦추는 효과가 확인돼 지난해 7월 미국 FDA에 정식 승인되었고, 현재 미국, 일본, 중국에서 시판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5월 식약처에서 허가받아 전 세계 네 번째 허가국이 됐으며, 출시 시기는 올해 연말로 예상된다.
레카네맙은 정맥 주사로 2주마다 투약이 필요하며, 치료 도중 이상 반응으로 뇌부종, 미세출혈 등의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 영상 소견 (ARIA)’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러한 뇌부종은 대부분 3~4개월 경과하면 사라지지만, 치료 과정 중에는 뇌영상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해 부작용 발생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치료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치매 예방이 가장 중요=치매는 조기진단도 중요하지만 예방에 노력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체중조절, 운동, 금연, 금주, 충분한 수면 등이 필요하다. 중앙치매센터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해 ‘3·3·3 운동’ 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3·3·3 운동은 3가지 권장(균형 잡힌 식사, 운동, 독서), 3가지 금지 (금주, 금연, 뇌손상 예방), 3가지 행동 (건강검진, 사회활동 및 소통, 조기 치매검진)을 포함한다. 치매는 건강한 생활 습관만 유지해도 발병률이 34%나 줄어들기 때문에 40~50대부터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다.
치매일 때 인지기능 변화는 최근에 배우고 체득한 것부터 사라지고, 오래된 기억과 감정은 늦게까지 보존되기에, 정서적인 교류가 중요하다. 보호자가 이해와 지지를 제공한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환자를 적절히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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