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취약업종 노동자·사업주 실태조사
지난해 최저임금 준수율 86.9%…전년비 5.6% 줄어
편의점·아파트 경비업 등 7.0% “최저임금도 못 받아”
광주지역 취약업종 노동자들이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청소년과 노인이 주로 일하는 편의점과 아파트 경비 업종에서 최저임금이 더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12일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 광주지역 최저임금 준수 모니터링’에 따르면 광주지역 최저임금 준수율은 86.9%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5.6% 감소했다.
센터는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광주지역 취약업종(편의점, 마트, 카페, 아파트 건물 경비, 청소미화, 제조업 등) 노동자 394명과 사업주 93명 등 총 48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최저임금을 받고(주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6.9%, 받지(주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7.0%였다. 청소년 알바 직종 중 하나인 편의점은 84.6%로 2년 연속 80%대를 기록한 반면 노인 노동이 많은 아파트 건물 경비, 청소미화의 경우 70%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나머지 6.1%는 ‘모르겠다’·‘무응답’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최저임금 준수율은 제조업이 97.5%로 가장 높았고 프리랜서가 73.9%로 가장 낮았다. 노인 노동이 많은 아파트 건물 경비(74.2%), 청소미화(77.5%)가 프리랜서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광주지역 최저임금 준수율은 2018년(76.3%)부터 2021년(86.7%)까지 꾸준히 증가했다가 지난2022년 85.5%로 소폭 꺾였다가 2023년 92.5%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갔다. 경기악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지(지급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50%가 ‘사업장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안 줘도 일할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38.7%), ‘하는 일이 최저임금을 줄 만큼 힘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12.9%)순으로 업주가 최저임금을 안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후 근무시간 단축을 선택한 업주들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인상 후 노동환경에 변화가 있었다(16.2%)고 답한 응답자들은 ‘근무시간 단축’(37.2%), ‘휴게시간 연장’(22.1%), ‘업무 증가’(9.7%), ‘유급휴가 사용’(8.8%) 등의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감원이 있었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17.2%가 감원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7.3% 증가해 조사 기간 중 가장 높은 감원율을 보였다. 고용원이 있었지만 감원으로 1인 사업장이 된 경우도 10.7%였다.
반면, 업주들이 꼽은 운영에 가장 어려운 사항으로는 ‘원자재 및 물가 상승’(33.3%), 임대료(18.3%), 제세금 및 공과금(16.1%), 카드 수수료(15.1%) 순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14.5%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사업주들은 최저임금 부담을 덜기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본인 혹은 가족이 일하는 경우가 59.0%,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알바 고용(13.7%), 사업장 영업시간 감소(7.7%) 등의 응답을 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선 노동자 59.9%, 사업주 44.1%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내년 희망 최저임금에 대해 노동자는 1만원(31.2%)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1만 500원(21.1%)이었다. 사업주는 현재 금액을 동결해야 한다는 답변이 55.9%로 우세였고 1만원은 28%로 뒤를 이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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