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간장 등 식재료 가격 줄줄이 인상에 “장사하기 힘들어”
알바 안 쓰고 유통 수수료 줄이려 직접 식자재 구입 등 전전긍긍
“2만원을 밑돌던 간장이 2만5000원까지 올랐어요. 그렇지 않아도 손님들의 지갑이 닫혔는데 발길까지 끊길까 가격도 올리지 못합니다.”
6월 들어 간장, 김, 올리브유부터 초콜릿 등 식품업체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광주·전남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끝없이 치솟는 물가에 지역 자영업자들은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고물가에 식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늘고 있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광주지역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노란우산’ 폐업 공제 명목 지급액은 149억원(1195건)으로 전년 동기(112억원·1029건) 대비 33% 늘었다. 전남에서도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128억원(1122건)으로 전년 동기(1046건·107억원)에 견줘 19.6% 늘었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에서 10년째 반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70)씨는 “IMF와 코로나 사태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한탄했다.
지난해까지는 하루 평균 손님이 10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10명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당장 손님이 줄었다고 반찬 갯수를 줄일 순 없다”면서 “14ℓ에 2만원 정도였던 간장 가격이 최근 2만5000원까지 올랐고 된장도 마찬가지다. 고물가에 채소며 모든 식자재가 올랐고 식료품 가격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반찬을 만들수록 적자다”고 푸념했다.
남구 봉선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범(40)씨 부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채소·야채 등 가격은 등락이 반복되지만 초콜릿이나 식료품 등 공산품은 오르기만 하고 다시 내리지 않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썼는데 인건비라도 줄이려 둘이서 일하고 있다”면서 “하루 12시간씩 꼬박 일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업자들은 식재료나 식료품 가격이 인상됐다고 덩달아 물건값을 올리는 건 어렵다고 토로한다.
코로나가 끝난 후 유제품과 밀가루 등의 가격이 계속 오르자 지난해 빵 가격을 2~300원 올렸는데,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로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는 동네빵집 특성상 손님들이 가격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생산을 중지하려는 자영업자도 있다.
남구 서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58)씨는 박씨는 “초코빵이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가끔 동네 아이들이 찾을 때가 있어 만들어왔는데, 초콜릿 가격이 오른다니 그나마도 부담이 돼 아예 만들지 말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납품받는 유통비를 줄이려고 직접 식자재 구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도 있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한 김밥집 사장 황지훈(44)씨는 오전10시께 북구 각화동 도매시장에서 직접 사온 식재료들을 가게로 나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가게 입구에는 오이와 당근, 버섯 등의 상자가 차곡차곡 쌓였다.
몇 년전까지는 유통업체를 통해서 식재료를 구입 했다는 황씨는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재료비를 아끼면서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매시장 새벽 경매를 통해 직접 재료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그걸 당장 김밥 가격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가격 부담에 참기름에 식용유를 섞어쓰는 가게도 있다는데 저렴한 재료를 쓰면 손님이 줄어들게 돼있다”며 “결국 유통 수수료나 인건비를 아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닫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식비 부담에 외식과 배달을 줄이고 있다는 박신혜(48)씨는 “요즘 국밥도 1인분에 1만2000원이다. 저렴한 김밥이나 빵 종류를 점심에 자주 먹었는데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외식업계는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그동안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원료비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더이상 인상을 미룰 순 없어 이달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조미김 가격이 평균 15% 올랐고, 올리브유는 33%·참기름은 15% 인상됐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 급등에 따라 초콜릿 제품 가격은 평균 12% 올랐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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