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서 전국 동시 집회…1000여명 참석
광주·전남 의료계 “의대정원 증원 재검토 해야”
의대 증원이 27년 만에 확정된 데 반발해 광주·전남 의료계가 집단 행동에 나섰다.
광주·전남의사회는 30일 밤 9시 부터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대한민국 의료사망 선고의 날 광주·전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전남 의사협회 소속 의사, 전공의 의대생 등 1000여명이 모였다.이들은 “근거 없는 2000명 의사증원은 의료체계를 무너지게 할 뿐”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여한 의사들은 촛불과 함께 ‘의학교육 사망’, ’한국의료사망‘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의대정원 증원을 확정한 정부를 규탄했다.
광주·전남 의사회는 “졸속으로 추진되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의료계 탄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체계를 붕괴시키는 의료 정책 개악을 폐기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에 앞서 환자 가족들이 영상을 통해 정부에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해달라”고 요구했다.
희귀병 환자 하은이의 어머니인 김정애씨는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하은이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헤어져야 할지도 모른다”며 “제발 의사협회와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정섭 광주시 의사회장은 “정부가 의사협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기가 찬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노령 인구 증가에 따라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과거와 달리 고령 의사들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데다 최근 10년간 인구대비 의사 숫자는 가파른 상승곡선에 있다”고 반박했다.
정원 확대는 지역별 상황을 보면서 점진적, 단계적으로 증진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 회장은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 인력들이 학원가로 몰리면서 이공계 추락으로 이어지고, 의료비 상승으로 인한 건강보험료 파탄과 의료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운창 전남도의사회장도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낙수의사’가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할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며 “비과학적인 의대 증원 정책, 의료개악을 중단하고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아내가 한달여 전 출산을 했다는 김민철 광주시의사회 공보이사는 “광주지역에서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2013년 24곳에서 올해 6곳으로 줄어들었다”며 “이는 의사가 없어서가 아니라 소송에 휘말릴 위험과 낮은 수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의사 10만명을 더 뽑아도 수요가 많은 미용과 통증, 그리고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다”면서 “필수과에 그리고 지역에 의사를 머무르게 하려면 많은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데 무작정 숫자만 늘리려한다”고 꼬집었다.
1시간여 동안의 집회를 마친 광주·전남 의사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낭독한 후 전남대학교병원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광주 외에도 서울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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