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회식 줄어 음식점 등 외식업계 타격 불가피
헬스장·숙박업소 손님 ‘뚝’…자영업·소상공인 피해 확산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 경제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매출로 직결되는 대형유통매장은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한 데다, 백화점 업계는 이례적으로 휴점 결정까지 내렸다.
그동안 다소 잠잠했던 외식업계 역시 확진자 발생 이후 모임과 회식이 급격히 줄면서 타격이 불가피하고, 헬스장과 숙박업소 등도 손님의 발길이 끊기는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산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기아차 광주공장은 감산에 들어갔고, 협력업체를 비롯한 지역 제조기업들도 신종 코로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광주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오는 10일 하루 휴점하기로 결정했다. 백화점의 경우 2월에는 휴점날 없이 영업을 해왔으나, 신종코로나 감염이 확산하고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을 위해 이례적으로 휴점을 택했다.
또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이날부터 29일까지 영유아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강좌를 임시 휴강하기로 했으며, 광주신세계도 이날 영유아나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강좌는 조기 종강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광주에서 발생한 국내 16번째 확진자가 광산구에 거주하고 있는 데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괴소문까지 나돌면서 대형마트와 음식점 등 광산구 일대 상권은 유독 피해가 큰 상황이다. 현재 맘카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확진자가 롯데아울렛 수완점 직원이다’, ‘동네의 한 사우나를 다녀갔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유언비어까지 겹쳐 추후 매출 급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전남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은 최근 15일간 각각 1.5%, 5% 상당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19개 영화관을 찾은 관객 역시 30만98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만9929명) 보다 20.5%(8만명) 줄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여파가 장가화될 경우 지역 유통·외식업계를 넘어 자동차와 제조업 등 지역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당장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기아차 광주공장이 감산에 들어갔고, 추후 생산량이 줄면 지역 협력업체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처지다.
이날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봉고트럭을 생산하는 3공장이 감산에 들어갔다. 수작업으로 생산되는 와이어링 하니스는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아야 하는 부품이다. 차종·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주력 공장을 중국에 두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휴업 연장에 따라 부품 생산과 국내 공급이 끊긴 상태다.
아직 재고가 남아 이번주까지는 생산 중단 조치는 없지만, 다음주 재고가 소진되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주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다음주가 분수령이 될 것 같다”며 “생산이 줄어 지역 협력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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