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비대위, 당혹…전공의·의대생 복귀 회의적 대책마련 준비
2025년 의대 모집 정원, 전남대 150명·조선대 163명 사실상 확정
광주지역 의대교수들은 법원에서 의대 증원·배분 처분을 멈춰달라는 항고가 기각되자 의정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전남대와 조선대는 법원 결정에 따라 각각 150명, 163명으로 정한 2025년 의과대학 모집정원을 사실상 확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 답답…착잡하다=광주지역 상급병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은 법원 판단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재판부가 정부 측에 의대 증원 처분과 관련된 추가 자료 등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인용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1심과 동일한 결과가 나와서다.
이번 결정으로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가 봉쇄됐다는 점에서 의대교수들은 의정갈등의 해결이 묘연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16일 전남대 의대 비대위에 따르면 비대위는 17일 오후 의대교수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남대 비대위 관계자는 “내심 인용되길 기대 했는데 착잡하다”면서 “학생들과 전공의들이 복귀할 길이 아예 막혀 버려 의정 갈등이 깊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정부 정책에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면서 “전체 의대교수 회의를 개최해 대책마련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선대 비대위는 16일 오후 7시에 열릴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의결과를 지켜보고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조선대 비대위 관계자는 “당장 입장을 밝히기에는 곤란하지만, 사법부 판단으로 의료계는 파국을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의료 현장 붕괴를 막기 위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를 설득해 보겠지만, 이들의 의지가 강해 쉽지 않다”면서 “학교 일정을 고려해 다음주 초에 대책회의를 준비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전남대,조선대 의대 선발 예정대로=정부의 의대증원 배분 대상인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는 애초 계획대로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모집정원을 각각 150명, 163명으로 확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대는 최근 내년 선발할 의대 선발정원 150명을 골자로 한 대학 편제조정안을 법인 이사회에 제출, 승인을 받았다.
의대정원 125명이었던 조선대는 정부에서 증원한 25명을 그대로 반영해 신입생 선발인원을 정했다. 조선대는 의대정원을 늘리는 학칙개정안을 확정한데 이어 이사회 승인을 거친 상태여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모집인원을 제출하는 절차만 남겨 뒀다. 대교협은 대학 협의체로, 대학들의 모집인원을 확정해 제출하면 이를 심의·의결한다.
조선대는 정부가 대학이 일정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애초 정원을 그대로 확정했다.
전남대학교도 내년 의과대학 모집정원을 정부가 배분한 증원 인원에서 50%를 줄여 모집하기로 했다. 의대 정원을 200명으로 하는 학칙을 개정했지만 내년에 한해서 이같은 정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남대는 기존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38명 늘린 163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당초 증원 규모는 75명이었으나 그 절반을 줄여 뽑기로 했다.
전남대는 이같은 내용의 입학정원 변경 사항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교육부가 대교협 취합한 의대정원을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의대정원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수업 거부 중인 학생들의 복귀가 요원해져 학사행정에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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