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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마약 재범 악순환에도…손 놓은 재활 치료

by 광주일보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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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치료지원사업 병상 5개 지정이 전부…중독자 자발적 신청에만 의존
마약사범 급증 속 재범률 50%…단속도 좋지만 재범 방지대책 마련 시급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에서 마약 사범으로 처벌받은 뒤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범 예방을 위한 재활 치료가 중요한데도 국가나 지자체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빚어지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한다.

23일 광주북부경찰은 광주시 북구 용봉동의 주택에서 마약을 투약한 20대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마약 투약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마약 투약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보호관찰 중이었던 20대 B씨가 광주시 서구의 한 주택에서 또 마약에 손을 댔다가 적발돼 철창 신세를 졌다.

지난 2월에는 광주시 동구 계림동의 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난동을 부린 20대 C씨가 체포됐으며, C씨 또한 과거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광주경찰이 검거한 마약사범 수는 2021년 153명, 2022년 239명, 2023년 740명 등이다.

문제는 재범률이 50%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광주 마약 사범 재범률은 52.9%에 달했고 지난 2022년에도 42.2%를 기록했다.

이에 광주시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치료보호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중독자의 자발적인 치료 신청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재활치료를 받는 인원도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지원사업’은 마약류관리법 등에 근거해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지정의료기관을 정하고 입원치료 병원비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하지만 광주 지역에는 광주시립정신병원에 병상 5개만을 지정해 준 것이 전부이며, 올해 예산도 400만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용자는 2018년 2명, 2019년 1명, 2023년 1명뿐이었으며, 올해 또한 1명이 이용 의사를 밝힌 것 외에 이용자가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재활 치료를 받으려면 결국 중독자 본인이 직접 치료 신청을 해야 하는데, 스스로 중독자라는 걸 알리기 꺼려하고 개인정보도 시에 전달해야 해서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상담 및 재활 프로그램은 재단법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마퇴본부)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매년 수백명씩 마약사범이 검거되는 데 비해 상담 및 재활치료 프로그램 이용자 수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퇴본부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마약 중독 관련 상담은 2021년 130여회, 2022년 180여회, 2023년 200여회 이뤄졌으며, 재활프로그램 이용자 수도 2021년 70여명, 2022년 80여명, 2023년 100여명 수준이었다.

마퇴본부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대부분 칩거하는 바람에 사람들 만날 일도 없어 우울증을 겪는데다 인터넷에 퍼진 마약 정보를 자주 접하게 돼 마약 이용자가 늘었다”며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마약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취업 등 여러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를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해 마약까지 손을 대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마약 사범을 단순히 체포 및 처벌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재범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치료 대책부터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황영 광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마약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독성이 강한만큼 재범 위험이 매우 높아 반드시 치료가 전제돼야 한다”며 “보호관찰소뿐 아니라 체계적인 중독재활치료센터를 확충하고 마약사범을 연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마퇴본부 광주전남지부는 급증하는 마약 재활치료 수요를 감당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내로 ‘호남권 중독재활센터’를 설치하고 상담 전문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법무부도 올 상반기 광주지방교정청 산하에 마약사범 전담 재활교정시설을 지정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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