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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광주 첨단 일본풍 가게 앞 신사문 ‘토리이’ 설치

by 광주일보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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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 연상…굳이 세워야 하나”
“단순한 조형물…민감할 필요 있나”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 떠오른다”
“일본문화에 대한 열린 시각 필요”

19일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의 한 건물 계단 입구에 일본 신사의 문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일본 신사(神社) 입구의 기둥문을 형상화한 조형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광주 MZ들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일명 ‘시리단길’에 등장한 이 조형물이 일제강점기 천황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세운 신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주장과 일본 문화에 대한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19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광산구 쌍암동의 한 건물 계단 지하 입구에는 일본 신사 문 ‘토리이’(鳥居)가 형상화된 빨간색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지하에는 ‘트립투재팬’(Trip to Japan)을 콘셉트로 내세운 일본 풍의 다양한 식당들이 입점 해 있다.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조형물을 지나가야만 했다. 이 조형물은 최근 ‘매국노’ 논란을 일으킨 양궁선수 안산(23) 선수가 SNS에 올린 일본어 간판이 있는 업소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 설치돼 있다.

이 조형물을 설치한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건물 마케팅 팀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물 관리소장 등 업체 관계자들에게 조형물 설치 주체를 확인하려 했지만 다들 답변을 피했다.

일부 입점 업체 관계자들은 “마케팅 팀에서 설치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이 조형물을 두고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신사참배에 대한 아픈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다.

 

신사는 일제강점기 천황 이데올로기 주입을 위해 한국인들에게 강제참배를 시킨 곳이다.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한국인들은 일본으로부터 고문을 당하거나 형을 선고받는 등 희생됐다.

조형물 인근 식당을 찾은 김영순(여·61)씨는 “토리이의 의미는 잘 몰라도 일본 신사에 세워지는 조형물이라는 건 알고 있다”며 “이곳이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공간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곳에 식민잔재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여·30)씨는 “일본 음식점을 하면서 이런 논란이 일 때마다 식당 영업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도 된다”며 “일본 음식을 팔지만 한국인으로서 의식을 갖고 3·1절에는 미니 태극기를 꽂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조형물이 뜻하는 바는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의미를 알고 설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지역 역사시민단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호남지방은 수탈의 고장으로 유독 호남에 신사 잔재가 많아 광복 이후 학생들이 나서서 신사를 부수고 다니기도 했다”며 “이곳에 설치된 토리이는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로, 일부 모양은 다르지만 갖고 있는 의미와 전체적인 형태는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영업전략일 뿐이라고 상관 없다는 입장도 나온다.

인근 거리에서 만난 강모(여·32)씨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라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토리이가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단지 일본 느낌을 주려고 한 것 같은데,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을 찾은 김모(여·20)씨도 “식민 잔재라면 나쁘지만 단순한 조형물일 뿐이라 그러려니 한다”고 가볍게 넘겼다. 박모(여·20)씨 역시 “일본식 식당이나 술집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기 보다 잘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건축물 허가 주체인 광주시 광산구는 이 조형물에 대한 철거는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광주시 광산구 건축과 관계자는 “이 조형물은 개인사유지에 설치돼 있고 건축법 위반시에 강제철거가 가능한데, 외관적으로 불법 건축 등 위반 사항이 없어 철거 명령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 선수는 19일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다”고 일본풍 주점을 ‘매국노’에 빗대 파문을 일으킨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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