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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전통과 독창성 공존…그윽한 ‘남도수묵’의 세계로 초대

by 광주일보 202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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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수묵’전, 31일까지 금봉미술관
남도수묵화협회 회원 30여 명 참여

남도수묵화협회 ‘남도수묵’전이 오는 31일까지 북구 각화동 금봉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펼쳐졌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역대 최고인 관람객 43만 명이 전시장을 다녀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전통산수화는 물론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품과 체험, 공연 등 볼거리가 곁들어져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묵’이 과거 전통이라는 틀에 얽매여 있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도 전통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수묵을 특화하면 충분히 오늘의 세대는 물론 세계와 함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통의 맥을 이으면서도 독창성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남도수묵’전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도수묵화협회’ 회원들이 오는 31일까지 금봉미술관(관장 한상운) 진행하는 전시가 그것. 남도수묵을 모티브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남도수묵화협회’ 회원들의 개성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남도수묵화협회는 남종수묵화 맥을 이으며 광주전남을 기반으로 창작활동을 펼치는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전시는 4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 작가들이 참여했다. 김인화, 박광식, 이민식, 백계철, 박진수, 김재일, 배교연, 정평남, 차숙자, 기경숙, 홍정남, 김은자, 최재봉 등 모두 30여 명은 각기 전통의 맥을 추구하거나 자신만의 독창적 재해석으로 작품을 구현하는 작가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참여 회원들이 일부 판매 금액을 취약계층 지원에 보탤 계획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미술관을 방문하는 날, 삼삼오오 전시장을 찾은 이들을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 모습에서 봄의 생동감이 읽히고, 그윽한 수묵담채의 향은 실내에 가득하다.

봄을 떠올리게 하는 최재봉 작가의 ‘매화’는 화려하면서도 담백하다. 무리지어 피어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향이 번져온다. 특히 오래된 나무에서 핀 매화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온 생명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제목을 ‘매화’라고 붙였지만, 사실은 그림 주인공은 ‘매화나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기나긴 세월을, 혹한의 추위를 견뎌낸 나무만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없이 웅변하는 듯하다.

박광식 작가의 ‘귀가’(歸家) 앞에서도 한동안 발걸음을 멈춘다. 머리에 짐을 인 어머니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아이와 앞서 걸어가는 개의 모습이 주변의 풍경과 맞춤한 듯 어울린다. 멀리 겹쳐진 푸른 산들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어머니와 아이 사이 키를 높인 세 그루 소나무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듯 품이 넓다.

 

김강수의 ‘나 하나 꽃이 되어’는 꽃인 듯, 나무인 듯, 정원인 듯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독창적인 구성과 색의 조화가 이색적이다. 그림 속 인물들은 마치 꽃처럼, 그 자리에 ‘피어 있는’ 듯하다. 담담하면서도 화사한 담채가 발하는 이미지는 풍경 속에 인물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박정준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남도수묵의 필법과 정신 등 전통의 맥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수묵화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의미도 갖고 있다”며 “전시장을 찾아 봄의 향긋한 기운과 더불어 수묵담채가 주는 고유의 향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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