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 희망일자리’ 4314개 신청 현장 가 보니
생활방역·행정인턴 등 구청·행정복지센터 문의·신청 잇따라
병원비·학비·상환금 마련 위해 퇴직자·대학원생 등 발걸음
“소중한 일자리로 숨통 트이길”…집밖 못 나선 노인들도 반겨
“단순 일자리 찾기도 힘든데 너무 다행이에요.”
광주시가 정부 지원을 받아 추진중인 ‘희망일자리사업’ 에 신청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든 상황에서 월 최대 117만원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온·오프라인 신청을 받기 시작한 첫 날인 15일 광주지역 5개 구청과 행정복지센터는 지원자들의 문의와 신청이 잇따랐다.
접수 첫날인 이날 하룻동안 무려 583명이 신청서를 냈다. 코로나 여파로 힘들어하는 지원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일자리 종류도 다양하고 어렵지 않은데, 하루 5시간씩 5일 일해 116만7000원을 받을 수 있어 선호도도 높았다.
광주시는 코로나로 급증한 보건 분야 업무 공백을 메우는 것을 포함한 200개가 넘는 분야에서 4314개의 일자리를 마련했다.
학교 방역 업무나 출입자 발열 체크를 하거나 면 마스크를 제조하는 등 생활방역분야가 1772개로 가장 많고 행정인턴, 차량등록민원 안내도우미, 코로나19 자가격리자 관리 업무 등을 맡는 청년일자리 분야 335개나 된다.
시각장애인 활동보조, 보건소 진료실 상담보조, 건축물대장 전산화 작업을 맡는 일자리 분야도 891개, 공원과 하천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 정화활동을 펼치는 일자리도 1316개에 달한다.
광주지역 모 대학 교육대학원에 다니는 김모(25)씨는 이날 북구청을 찾아 학교방역·보건업무를 보조하는 희망일자리 신청서를 냈다.
김씨는 “대학원 학비에 보태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아르바이트 할 데는 없고 지원자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데 이런 기회가 있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모(55)씨는 입원 치료중인 부인때문에 꼭 필요하다며 ‘희망일자리’를 신청했다.
강씨는 “최근 30년동안 운영하던 사업이 망한데다, 산후도우미 일을 하던 부인까지 유방암 수술을 받아 병원비로 50~70만원을 납부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울먹였다.
12년간 다니던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퇴직했다는 윤모(여·49)씨도 남구청 일자리센터를 찾아 학교 보건업무·체육시설 방역 업무에 지원했다.
윤씨는 “아파트 대출금도 많이 남았는데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게 됐다”며 “노후계획도 틀어져 막막한 상황에서 ‘희망일자리’를 얻게되면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집 밖을 나서지 못했던 노인들도 반기는 분위기였다.
박모(여·66)씨는 “코로나로 경로당, 문화센터 다 문을 닫았다”면서 “돈도 벌고 외부 활동도 할 수 있어 덜 답답할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무슨 일이든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며 반겼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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