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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전국 마라톤 10㎞ 코스 완주 시각장애인 이명호씨
장애인 육상선수로 뛰다 광주장애인조정연맹 실내 조정 선수 활동
“가이드 러너 박인재씨 도움으로 완주…5월 생애 첫 하프코스 도전”
3일 열린 제59회 광주일보 3·1절 전국 마라톤 대회에서 마치 한 몸이 된 듯, 같은 페이스로 뛴 두 사람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각장애를 가진 이명호(54)씨는 이날 10㎞ 레이스에 참가해 가이드 러너가 돼준 광주철인클럽 박인재씨와 함께 완주했다.
결승선에 도착한 이씨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대회가 열린 화순홍수조절지 인근을 돌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손기정 선수를 다룬 드라마를 보고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어요. 특히 TV에서 손기정 선수에 대한 드라마 ‘맨발의 영광’을 보고 마라톤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씨는 1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차츰 시력이 저하되면서 단독 보행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달리기에 대한 열망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꾸준히 훈련을 이어나간 이씨는 광주 시각장애인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3년간 광주시장애인체육회에서 육상을 뛰었죠. 즐기면서 정말 열심히 달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레일을 보고 뛸 수 있었는데 점차 레일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가이드와 함께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달리기를 좀 자주 하고 싶은데 매번 뛸 때마다 가이드 구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마침 조정 국가대표인 김세정씨가 좋은 분을 가이드로 소개해줘서 이렇게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씨와 팔을 동여매고 코스를 달린 박인재씨는 대회를 마친 후에도 그와 페이스를 맞추며 마무리까지 함께했다. 휴식을 취하며 만난 지인들에게 이씨의 실력과 의지에 대한 감탄도 내비쳤다.
박인재씨는 “저보다 페이스가 더 좋으셔서 제가 따라가는 입장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제가 같이 뛰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운동 진짜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라며 웃어보였다.
현재 이씨는 광주장애인조정연맹 소속 실내 조정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활발한 활동에 가족과 주변인들 모두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해준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중간에 와이프가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쳐줬던 게 힘이 정말 많이 됐어요. 셋째 아들도 같이 출전했는데, 평소에 같이 뛰며 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원래는 5km 뛰는 아들이 저와 함께 달리기 위해 10km에 도전해줬어요. 아들을 저의 가이드 러너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저의 활동을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혼자 활동하기가 힘드니까 장애가 오고 나서 칩거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스포츠 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계획인 그는 “5월에는 하프코스를 생애 처음으로 한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나중에 여건이 되면 풀코스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시각장애를 가진 이명호(54)씨는 이날 10㎞ 레이스에 참가해 가이드 러너가 돼준 광주철인클럽 박인재씨와 함께 완주했다.
결승선에 도착한 이씨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대회가 열린 화순홍수조절지 인근을 돌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손기정 선수를 다룬 드라마를 보고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어요. 특히 TV에서 손기정 선수에 대한 드라마 ‘맨발의 영광’을 보고 마라톤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씨는 15년 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차츰 시력이 저하되면서 단독 보행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달리기에 대한 열망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꾸준히 훈련을 이어나간 이씨는 광주 시각장애인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3년간 광주시장애인체육회에서 육상을 뛰었죠. 즐기면서 정말 열심히 달렸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레일을 보고 뛸 수 있었는데 점차 레일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가이드와 함께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달리기를 좀 자주 하고 싶은데 매번 뛸 때마다 가이드 구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마침 조정 국가대표인 김세정씨가 좋은 분을 가이드로 소개해줘서 이렇게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씨와 팔을 동여매고 코스를 달린 박인재씨는 대회를 마친 후에도 그와 페이스를 맞추며 마무리까지 함께했다. 휴식을 취하며 만난 지인들에게 이씨의 실력과 의지에 대한 감탄도 내비쳤다.
박인재씨는 “저보다 페이스가 더 좋으셔서 제가 따라가는 입장이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제가 같이 뛰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운동 진짜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라며 웃어보였다.
현재 이씨는 광주장애인조정연맹 소속 실내 조정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활발한 활동에 가족과 주변인들 모두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해준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중간에 와이프가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쳐줬던 게 힘이 정말 많이 됐어요. 셋째 아들도 같이 출전했는데, 평소에 같이 뛰며 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원래는 5km 뛰는 아들이 저와 함께 달리기 위해 10km에 도전해줬어요. 아들을 저의 가이드 러너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저의 활동을 주변에서도 정말 많이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혼자 활동하기가 힘드니까 장애가 오고 나서 칩거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스포츠 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는 걸 알리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계획인 그는 “5월에는 하프코스를 생애 처음으로 한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나중에 여건이 되면 풀코스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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