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등 40개 대학 ‘동맹휴학’ 결의…참여 여부 묻는 설문조사
광주·전남 의사들 국힘 시당 앞 궐기대회…시민들 반응은 싸늘
전남대 의과대학생들이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 방침에 대해 반발해 ‘동맹휴학’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소속 광주·전남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광주시 서구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의대정원 증원 규탄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어 의과대학 학생들까지 사실상 단체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남대 의대 학생회는 15일 오전부터 16일 낮 12시까지 전남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설문조사가 진행중이지만 동맹휴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의견이 높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 의대생들의 입장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대한 의과대학·의과전문대학 학생협의회의 지난 13일 임시총회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남대 의대 포함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만장일치로 동맹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임시총회에서는 40개 단위 의대 대표들은 단체행동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안에 만장일치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림대 의대 의학과 4학년 학생들은 설문조사를 거쳐 동맹휴학을 결정했다. 전문가의 의견을 묵살한 의료 개악이 현실이 된다면 의료 선진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교육부는 15일 의대생의 동맹 휴학 결의에 대비해 정상적인 학사 운영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40개 의대에 보냈다.
교육부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동맹휴학 결의가 진행될 경우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대학에 관계법령과 학칙을 준수해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한 대학병원의 전공의들도 단체행동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단체행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90%가 넘는 찬성의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광주지역 의사들도 “의대 정원 증원은 공감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는 것은 무리한 증원이다”는 입장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의 교육기간에만 10년이 걸리지만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지 않은 증원은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는 것이다.
소아과·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인력 부족, 수도권 쏠림 등 의료업계의 고질적 문제의 원인조차 해결하지 않고 단순 증원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고 나서고 의과대학 학생들이 동맹휴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종석(64)씨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찬성한다. 의사들의 수가 늘어나면 취약한 필수의료 분야로 진출하는 의사들도 증가할 것이다”며 “고령화 때문에 병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의대 정원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원 유하나(여·29)씨는 “수도권에 있는 학생 뿐 아니라 지역내 의대생들도 수도권으로 가려고 하다 보니 지역 내 의료공백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2000명 증원도 그다지 많은 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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