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윤호21병원’ 화재 30명 사상
밀양병원 화재 계기 설치 의무화
유예기간 화재 발생 피해 키워
다중이용시설 전수 점검 필요
고흥 ‘윤호21병원’ 화재 사건을 계기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대상임에도, 유예기간을 들어 설치를 미루고 있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전수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건물 거주자들의 경우 불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화재 예방 및 진압의 사각지대로 지적된 모든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점검과 영세업자들을 위한 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전남도소방본부와 고흥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3시 40분께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숨지고 27명이 중경상을 입은 고흥읍 윤호21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시 병원 내 입원환자만 69명이고 전체 거주자만 의료진과 보호자 등 86명에 달하는데도, 불길을 초기에 진압할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점에서 화재 사각지대에 있는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2004년 지상 7층·지하 1층(연면적 3210.6㎡) 규모로 설립된 병원으로, 지난해 개정된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오는 2022년 8월31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시설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 187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시설법을 바꾸면서 ‘바닥면적 600㎡ 이상 병원’에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었다. 신설병원이 아니다 보니 설치 유예혜택을 받던 중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소방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설들이 안전 설비를 유예 기간 종료 때까지 미루지 않고 서둘러 설치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집단 거주시설의 경우 자치단체와 소방방재청 주도로 정기적인 정밀 안전진단과 함께 안전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져 이용자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지자체와 소방 당국 등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윤호21병원의 경우 2년 연속 소방특별조사에서 불량 사항이 적발됐는데도, 올해는 특별조사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기적인 점검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미래통합당) 의원은 12일 “전남도 소방본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 병원은 2018년 1월 소방 특별조사에서 ‘옥내소화전 펌프 누수’, 지난해 9월에는 ‘유도등 예비전원 불량’ 판정을 받았다”며 “정작 사고가 발생한 올해에는 소방 특별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흥경찰은 1차 감식을 거쳐 1층 내과 병동 천정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오는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2차 현장 감식에 들어가는 한편, 해당 병원의 전기·소방 점검 내용, 건축물 관련 증·개축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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