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위, 블랙록 등 11개 거래 승인…투자 자산 인정
부정적이던 직장인·주부 관심…전문가 “투자 신중해야”
직장인 김인영(33)씨는 11일 휴대전화에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설치했다. 자신을 보수적인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는 김씨는 이날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씨는 “코인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 그 동안 쳐다도 보지 않았다. 가상화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도 애써 무시했다”며 “그런데 비트코인의 ETF 승인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과거에 실체가 없다며 부정해왔지만 코인 투자를 시작해보려고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가상화페 관련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했으니 카페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공부해 나가려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실체가 없다며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앞섰던 시민들이 많았는데, ETF 승인을 계기로 가상화폐 투자에 긍정적인 태도로 돌아서면서다.
특히 주식, 채권, 펀드, 적금 등 다양한 투자처를 가지고 있지만 가상화폐 만큼은 투자대상으로 보지 않았던 이른바 ‘보수’ 투자자들도 가상화폐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는 모양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에서 “오늘 위원회는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ETP는 ETF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날 SEC 승인 결정에 따라 앞서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일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게 됐다.
상장 예정인 상품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아크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 발키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트코인ETF 승인 결정은, 미국이 비트코인을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판단했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그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만 매수하던 비트코인을 ETF 상품을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퇴직 공무원 김선미(여·63)씨도 남편을 설득해 비트코인을 매수할 계획이다. 김씨는 퇴직 후에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남편의 만류에 투자 계획을 접은 바 있다.
김씨의 남편은 가상화폐에 대해 ‘사기’와 같다며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ETF 승인 결정이 난 데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어 남편을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처음 투자하려도 했을 때가 비트코인 1개 당 3000만원 후반대였는데, 그때 사지 못했던 게 아쉽다”며 “최근 만기된 적금에도 종잣돈을 합해 크게 투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와 예금 금리 등이 좋지 않은 것도 가상화폐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달 평균 4%가량이었던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중반까지 내려왔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7% 가까이 올랐다. 비트코인 외 가상화페를 뜻하는 알트코인 중 가장 규모가 큰 이더리움의 경우에도 올해 들어서만 1개 당 400넘게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시세가 불안정한 데다 예측이 어려워 투자 시에 심사숙고 할 것을 당부했다.
한 비트코인 투자 전문가는 “비트코인은 가장 분산화돼 있고 발행 규모도 크게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부각 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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