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미은기자

“시각장애인과 호흡 맞춰 메달 따니 더 기뻐요”

by 광주일보 2023. 11. 7.
728x90
반응형

3년째 장애인체전 육상 ‘가이드 러너’ 참여 이룡재씨
광주 대표 이승훈 선수와 끈으로 연결 안전한 경기 도와
“함께 달리며 많은 것 배우고 느껴…결과 좋을 땐 성취감”

제43회 장애인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한 시각장애인 이승훈(오른쪽 첫번째) 선수와 가이드 러너 이룡재(오른쪽 두번째)씨.

목포 등 전남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43회 장애인체육대회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수많은 선수들의 ‘인간승리’현장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다양한 종목의 참가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 선수가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가이드 러너(Guide Runner)의 존재가 눈길을 끈다. 홀로 경기에 임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 육상 선수와 함께 뛰어주는 가이드 러너는 무대의 주인공인 선수들 곁에서 그림자처럼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춰 골인점을 향해 달려간다.

대학교 재학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동했던 이룡재(28)씨는 이번 대회에서 광주 대표로 출전한 이승훈 선수의 가이드 러너로 뛰었다. 이 씨는 지난 2021년 경북 일원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처음 이승훈 선수와 가이드 러너로 인연을 맺었고 3년 째 함께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육상선수로 활동했기 때문에 달리기에 관심이 많았죠. 3년 전 처음 가이드 러너의 존재를 알게 됐을 때 참 의미있는 일이다 싶어 흔쾌히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당시 승훈이 형의 실력이 워낙 좋아서 저 역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선수와 가이드 러너는 테더(tether)라고 부르는 끈 하나에 의지해 함께 달린다. 그 만큼 서로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코너 부분을 돌 때 트랙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 스타트 할 때는 발을 맞춰 정확히 출발할 수 있을까 늘 긴장되지요. 가이드 끈이 예민해서 끊어지지 않도록 신경도 써야합니다.”

육상 100m, 200m, 400m, 4000m 계주 등 4종목에 출전한 이승훈 선수는 400m에서 동메달,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몸 처럼’ 움직이며 함께 뛴 이 씨도 함께 메달을 받았다.

광주에는 실업팀이 없어 이승훈 선수는 생업에 종사하며 연습에 임해야했고, 이 씨 역시 직장인인 터라 원하는 만큼 연습 시간을 갖지 못한 건 아쉽다.

“함께 호흡을 맞춰 연습하고, 그 결과로 메달을 받게 되면 정말 기쁘죠. 제가 작은 도움을 준 것같아 뿌듯하기도 하구요. 육상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던 터라 제가 선수 때 이루지 못한 걸 조금은 이뤘다는 기분이 들어 행복합니다.”

이 씨는 “가이드 러너를 하며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되고 많이 배운다”며 “두 사람이 ‘같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좋을 때면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화보] 열정과 환호…함께 날자 대한민국

14년 만에 전남 일원에서 열리는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막바지에 도달했다. 인권과 평등으로 빛나는 화합의 장에 모두가 열정적으로 참가해 가진 모든 기량을 쏟고 있다. 국내 최대 스포

kwangju.co.kr

 

 

인권·평등으로 빛난 화합의 문화체전

8일 폐막을 앞두고 있는 ‘제43회 전국장애인체전’이 장애인체육 발전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권·평등·문화 체전으로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로 일상 생활에 불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