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늘고 연금 수령 시기 상승에…생계 유지 위해 재취업
지난해 50대 이상 국가기술자격응시율 15.8%…10년전의 2배
통신 관련 대기업에 30년간 재직하다 지난해 퇴직한 박모(59)씨는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박씨는 퇴직 후 지인의 도움으로 한 중소기업에 취업했는데, 관련 자격증이 없던 터라 보수도 적고 회사 내 입지도 좋지 않자 회사를 그만두고 1년 가까이 공부한 끝에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65세라 그 전까진 돈을 벌어야 한다. 아직 대학생인 딸아이도 하나 있다”며 “연금 수령 시기가 되도 부부 생활비로는 부족할 것 같아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3년 전 퇴직한 김모(63)씨는 퇴직 후 취득한 자격증만 해도 대여섯개나 된다.
환경 관련 직종에 근무했던 김씨는 전공을 살려 자연생태복원기사와 환경위해관리기사, 토양환경기사 등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김씨는 “재취업을 위해 도서관에 다니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중”이라며 “도서관에 가보면 비슷한 또래의 장년층이 자격증 공부하는 걸 쉬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도 싫고, 가끔 찾아오는 손자들 용돈도 줘야 하니 일을 그만두긴 어렵다”면서 “자격증이 많다고 취업이 쉬운 건 아니지만 앞으로 몇 가지 더 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50~60대 자격증 취득이 늘어나고 있다. 퇴직 후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자격증 시험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수명 증가와 높아진 퇴직연금 수령 시기 등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23년도 국가기술자격 수험자 기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시험 필기시험 응시자 160만 명 중 50대가 약 18만 명, 60대 이상은 7만여 명으로 각각 전체의 11.3%, 4.5%를 차지했다.
특히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50대 이상 응시자는 10년 전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초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체 응시자 123만여 명 중 50대는 8만3000여 명, 60대 이상은 1만2000여 명으로 각각 전체의 6.7%, 1.0%였다.
10년 사이에 50대 이상 응시자의 비율이 꾸준히 상승해 7.7%에서 두 배인 15.8%가 된 것이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 응시 인원은 9만5478명에서 25만3450명으로 2.6배가 됐다.
50대 이상의 합격률도 10년 전보다 상승했다. 10년 전 50대와 60대의 합격률은 각각 34.8%, 31.0%로 전체 합격률 36.3%보다 낮았지만, 지난해 50대의 합격률이 전체 합격률(47.0%)보다 8%포인트 가까이 높은 54.9%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이 53.3%로 두 번째로 높았다.
또 다른 통계로도 취업을 향한 고령층의 열망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날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연금을 받고 있다고 답한 고령층(778만3000명) 가운데 일자리를 원한다고 답한 사람은 479만4000명으로 61.6%를 차지했다.
이중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를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로 답한 고령층이 248만2000명(31.9%)이었다. 연금을 받고 있으나, 3명 중 1명은 돈이 필요해서 일자리를 원하는 것이다.
또 실제 연금을 받는 고령층 절반 이상이 취업 상태였다. 연금을 수령하는 778만3000명 중 취업자는 390만8000명으로 50.2%를 차지했다.
지역경제계 한 인사는 “연금으로만 생계를 꾸려나가는 게 불가능한 상황임을 뜻한다”며 “수명의 증가와 연금 수령 시기 상승 등으로 앞으로 고령층의 취업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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