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젊은피’에 막힌 광주FC 질주…0-2패, 4연승 무산

인천 루키 최우진 데뷔골…수비 실수로 아찔한 장면도
이정효 감독 “인천 젊은 선수들 축하, 내가 부족했다”

2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인천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5라운드 경기에서 광주 허율(왼쪽)과 인천 김동민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광주FC의 4연승이 무산됐다.

광주가 2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홈경기에서 0-2패배를 기록했다. 인천의 신예 선수들의 공세에 막힌 광주는 승점을 더하는데 실패했다.

전반 초반은 긴장감 속에 탐색전이 전개됐다.

전반 12분 인천 김보섭의 터닝 슈팅이 나왔지만 골대 위를 벗어났다.

전반 16분 오른쪽에서 두현석이 반대편을 향해 길게 크로스를 올렸다. 공을 잡은 엄지성이 숨을 고른 뒤 오른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슈팅이 인천 골키퍼 김동헌에 막혔다.

전반 25분 광주의 코너킥 상황. 키커로 나서 아사니가 정호연과 공을 주고 받은 뒤 문전으로 공을 띄었다. 안영규가 슬라이딩을 하면서 공을 터치했지만 골대를 비켜났다.

4분 뒤 엄지성이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를 따돌리고 왼쪽을 파고든 엄지성이 박승호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이어진 프리킥 상황, 두현석이 키커로 나서 직접 골대를 노렸다. 매섭게 날아간 공이 인천 골키퍼 김동헌의 손에 공이 걸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8분 나온 이순민의 슈팅은 골대 위를 벗어나는 등 전반 막판 광주의 공세가 무위로 끝났다.

2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고,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 최우진을 막던 아사니가 경고카드를 받았다. 그리고 전반전 마지막 공격이 전개됐다.

인천 박승호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골대 오른쪽에 있던 박진홍의 발까지 연결됐지만 골대를 벗어나면서 광주가 한숨을 돌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광주가 인천 진영을 누비면서 선제골 사냥에 나섰다. 후반 5분 아사니가 오른쪽에서 문전에 있던 엄지성을 향해 길게 공을 올렸지만 엄지성의 머리에 한 뼘 부족했다.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는 두현석이 공을 띄웠고, 엄지성이 달려들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3분 뒤에는 인천의 공격이 이뤄졌다. 역습상황에서 인천 천성훈이 오른쪽에서 공을 몰고 광주 진영까지 진입했다. 천성훈이 골키퍼 이준을 마주하고 날린 슈팅은 광주 옆 그물을 때렸다.

후반 16분 광주가 이강현을 대신해 이희균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광주의 몇 차례 공세가 소득 없이 끝난 뒤 후반 25분에는 골키퍼 이준의 잇단 실수가 나오면서 광주가 위기를 맞았다.

실점 위기를 넘긴 뒤 이정효 감독이 교체카드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허율과 토마스를 뺀 이정효 감독은 이건희와 베카를 그라운드로 올렸다.

광주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선제골은 인천의 차지가 됐다.

후반 30분 왼쪽에서 최우진이 왼발로 때린 슈팅이 그대로 광주 골대로 들어가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세밀함이 떨어졌던 광주의 공세 속 후반 41분 다시 한번 광주의 골대가 열렸다.

인천 김민석이 역습 기회에서 오른쪽에서 공을 몰고 올라간 뒤 반대쪽에 있던 김현서에게 패스를 했다. 김현서의 슈팅이 광주 수비 맞고 흘렀고, 공격의 시작점이었던 김민석이 흐른 공을 잡아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추가골을 만들었다.

광주는 막판 공세를 위해 다시 한번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김승우를 대신해 신창무를 넣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후반 42분 문전에서 베카의 슈팅이 있었지만 상대 맞고 흘렀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두현석이 띄운 공이 엄지성의 발에 닿았지만 높게 떴다.

후반 44분에는 정호연이 올린 공이 문전에 있던 이건희의 발에 닿았지만 골대를 지나쳤다.

이후 8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졌고, 광주가 만회골을 위해 나섰지만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49분 엄지성이 이날 경기 4번째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골키퍼에 막히면서 광주의 뜨거웠던 질주가 멈췄다.

경기가 끝난 뒤 “인천 어린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며 입을 이정효 감독은 “나 때문에 졌다”고 패배를 이야기했다.

리그는 물론 FA컵, ACL일정까지 소화하고 있는 인천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이날 신예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광주 공략에 나섰다. “처음 느껴본 기분이다. 소름 돋았다. 아무 생각이 안났다”며 골 소감을 밝힌 선제골 주인공, 최우진은 이날 프로 데뷔골을 장식한 루키.

이정효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잘해서 인천으로서는 큰 승점을 가져간 것 같다. 어린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며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 상대가 내려섰을 때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선수들은 홈 팬분들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 내가 준비를 덜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날 경기 중간 중간 광주 선수들의 실수도 아쉬웠다. 특히 골키퍼 이준은 박스 바깥 지역에서 공을 처리하다가 터치 실수를 하는 등 연달아 위험 장면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다보면 잔실수도 나오기도 한다. 울산전에서도 실수가 많았고 축구라는 종목이 많은 실수가 나온다. 실수 뒤에 어떻게 반응할까, 개선점을 찾을까가 중요하다”며 “이준도 계속 지켜봤다. 이후에 뻥뻥 찼으면 더 화났을 것 같다. 실수에 대해서도 계속 하려고 했던 자체가 좋았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실수를 통해 오히려 성장을 이끌어온 이정효 감독은 이번 패배를 한 단계 도약하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정효 감독은 “내 자신을 돌아보고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 (상대가 내려서 전략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데 상대가 박스에 많이 세웠을 때 움직임 터치, 한 발의 차이가 크다. 세밀하게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악조건 속에서도 승리를 만든 인천 조성환 감독은 “축구라는 게 하면 할수록 오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힘든 시간들 잘 이겨내 줘서 잘 준비를 해서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 결과도 소중하지만 팀에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며 “FA컵 대비해서 남아 있는 선수들도 느끼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자극이 될 것 같다. 또 시즌 중에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경험이 없어서 망설였던 선수들이 있는데 선수들이 가치를 증명해낸 것 같다. 내 자신도 그렇고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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