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연재기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대리 수술 등 범죄 예방” “의료서비스 저하 우려”

by 광주일보 2023. 9. 26.
728x90
반응형

시민 “환자 기본권 보장”…의료계 “분쟁 늘고 영상 유출 위험”
광주·전남 병원 107곳 중 100곳 설치…전남 1곳 “수술실 중단”

의료법 개정으로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무화된 첫 날인 2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수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정 의료법이 25일 시행되면서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병원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됐다.

시민들은 ‘환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환영하는 반면, 의료계는 ‘의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5일부터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 및 운영을 의무화하는 의료법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하며, 환자나 보호자 요청 시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전남에서 수술실이 있는 병원은 각각 광주 84곳, 전남 82곳이며, 이 중 전신마취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은 광주 57곳, 전남 50곳이다.

광주에서는 25일 기준 병원 57곳의 수술실 51곳에 CCTV설치가 완료됐으며 6곳에서는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50곳 중 49곳에 CCTV가 설치됐으며, 나머지 1곳은 더이상 수술실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과 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시민들은 ‘대리 수술’을 비롯한 의료인 범죄를 예방하고 의료사고에 대비해 환자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근 광주에서는 서구의 한 척추전문병원에서 간호조무사가 대리수술을 해왔다는 의혹으로 병원 의사 등 6명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등 문제가 발생해 시민들의 CCTV 설치 요구가 더욱 컸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기존에는 환자들이 의료사고를 당하거나 대리수술 등 피해를 보더라도 입증할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었는데, 환자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해법이 생긴 것”이라며 “의료인의 피해는 법 개정을 통해 보완할 일이다. 의료계도 대승적 차원에서 뜻을 같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의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수술영상 유출 위험이 있다는 등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수술실 CCTV가 해킹 등으로 유출될 수 있으며, 특히 유명인의 수술 장면이 유출되는 등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간호사가 영상을 빼돌려서 원장을 협박하는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박유환 광주시의사회 회장은 “의료 현실을 모르는 정치인들의 의식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그 피해는 결국 시민들, 환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며 “의료행위 그 자체를 증거물 삼아 의사들이 소송당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며, 결국 의사들의 적극적인 진료 의욕을 떨어뜨려 의료 서비스의 질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의료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신마취나 수면 마취(진정) 등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안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설치 카메라는 고해상도(HD) 이상급이어야 하며, 수술실 안 전체를 사각지대 없이 비추면서 환자와 수술 참여 의료진 모두를 촬영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 측에서 CCTV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총 6가지다. 응급환자를 수술하는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신체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을 가진 경우, 전문진료 질병군에 해당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 전공의의 수련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촬영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 천재지변·통신장애·사이버 공격 등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 등이다.

병원이 CCTV 설치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수술 장면 촬영에 응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영상을 무단으로 외부에 제공하거나 변조·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되며 환자·보호자 요청 없이 임의로 촬영하면 3년 이하 징역 및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한빛원전 수명 연장 초안 제출 2주 연기

영광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관련 서류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지자체 검토기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초안 제출 기한을 연장했

kwangju.co.kr

 

“5·18 진상조사위 활동 미진…대책 세워라”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활동 종료 시한을 3개월 앞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조사가 미진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광주·전남 19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오월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