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침체 등 겹치면서 전년대비 교부세·지방세 4000억원대 감소 예상
국비 반영액도 13년 만에 이례적으로 전년대비 1000억원 가까이 깎여
광주시 체납액 징수·지방채 발행 검토…국회에 국비 증액 등 적극 요청하기로
내년에는 광주시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내국세 감소로 인한 정부의 교부세 예산 축소와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에다 내년도 국비 까지 역대급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일단 국회에 국비 증액을 요청하는 한편 지방채 발행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 탓에 지역 미래를 이끌 핵심사업은 물론 시민의 삶과 직결된 다양한 민원 사업 등의 위축이 우려된다.
지난 31일 광주시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광주시의 올 상반기 지방세 징수 실적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취득세·지방소득세·법인세·양도세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4억원 감소했으며, 올 연말까지 2500여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또 내년 정부에서 받게될 지방교부세도 올해 대비 10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경기 침체 등으로 국세와 지방세 모두 감소 추세를 보임에 따라 광주시 등 전국 17개 시·도에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요청하고 있으며, 내년 지방교부세 예산도 8조5000억원 정도 줄일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실제 정부가 29일 의결한 ‘2024년도 예산안’을 분석하면, 243개 광역·기초 지자체에 지급하는 지방교부세로 66조7711억원이 편성됐다. 이는 올해(75조2883억원) 대비 11.3%(8조 5172억원)가 줄어든 것이다.
지방교부세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별 세원 불균등 등에 따른 재정력 격차를 조정하기 위해 세제로, 광주 등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시·도의 경우 축소 배정된다면 역점 사업 추진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광주시의 2024년 정부 예산액도 지난해 정부 예산안 반영액(3조2397억원)보다는 971억원(3.0%) 줄어든 3조1426억원이 반영되는 데 그쳤다. 특히 민선시대 들어 광주시의 국비확보액이 감소(최종 반영분 기준)한 것은 2011년도 예산을 수립했던 2010년(-3.6%) 이후 13년 만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광주시는 일단 부족한 예산확보를 위해 지방채 발행과 체납 세금 징수 등에 나서는 한편 불필요하거나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중단 또는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국회를 상대로 내년 국비 증액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최하위권인데다, 채무액도 1조 5000억원(채무비율 18.6%)에 이르는 탓에 대규모 지방채 발행 등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때 아닌 정율성 논란이 광주시와 정부, 여당간 대립구도로 확산하면서, 국회 차원의 재정 지원 요청 등도 쉽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이날 계획됐던 광주시와 국민의힘 광주시당 간 예산정책 간담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는 사전에 경기침체로 인한 지방세와 교부세 감소 등을 예측하고, 시민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재정 운영 효율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다만 일반재원인 지방교부세가 줄어들면 자치단체의 대형 역점 사업 등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부족한 재정 지원 등을 적극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박진표기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시, 다회용기 사용하면 최대 3000원 지급 (0) | 2023.09.05 |
---|---|
광주시 공공기관 54명 채용 통합 필기시험 (0) | 2023.09.01 |
광주 ‘스쿨존 야간 50㎞’ 1곳뿐 (0) | 2023.08.31 |
‘정율성 역사공원’ 논쟁…정부·광주시 대립 계속 (0) | 2023.08.28 |
광주시, 조직 내 갈등만 부른 ‘이달의 공무원’ 제도 시행 5년 만에 폐지 (0) | 2023.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