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동에 전통주 공방 열고 북구 쌀로 ‘꿈의 대화’ 개발
전통주 빚기 체험·전시·공연 등 “복합문화공간 만들 것”
“집집마다 김치와 된장을 담그듯이 우리나라는 원래 집집마다 술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각 지역마다, 각 집마다의 독특한 ‘술맛’이 있었던 거죠. 우리나라 전통주의 맛과 멋은 와인이나 사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전통주는 지역의 재료로 만들어 우리 입맛에 맞춘 훌륭한 술입니다.”
‘동명동에 양조장이 있다고?’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동명동에 우리 전통술을 빚는 양조장이 눈에 띈다. 광주관광재단의 2023 광주여행상품 공모작으로 선정된 ‘꿈 브루어리(이하 꿈브)’가 그곳. 오민하(여·55) 꿈브루어리 대표는 2017년 전통주 공방 ‘하경 전통주 연구소’에서 시작해 작년 11월, 현재의 꿈브 공간을 열게 됐다. 꿈브의 앞 공간에서는 전통주 빚기 체험과 시음회가 열리고, 뒤편의 한옥에는 양조장과 발효실이 있다. 술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다. 고두밥을 쪄서 만든 누룩을 물과 섞고 발효시키면 된다. 술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0일. 안주로는 상추 튀김, 고두밥을 이용한 주먹밥 등 ‘광주 7미’를 맛깔나게 살렸다.
‘우리나라에도 와인처럼 전통주가 있지 않을까?’오 대표는 술을 즐기는 남편 덕분에 와인 소믈리에에 도전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주에도 관심이 생겼다. 2014년부터 전통주의 세계에 발을 들인 후,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을 찾아다니며 전통주를 배워왔다. 그렇게 오 대표는 전통주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맛도 맛이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역사와 인문학적 요소를 맛보면 전통주에 빠질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꿈브의 시음회에서는 전통주와 그 안에 담긴 우리네 이야기까지 맛볼 수 있다.
“광주는 전통주의 불모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광주가 ‘맛의 고장’이니까 전통주도 발달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전통주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어요. 광주의 특색이 담긴 지역특산주를 만들겠다는 바람이 점점 커졌습니다.” 지역특산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개발에 매달린 결과 ‘꿈의 대화’를 빚어낼 수 있었다. ‘꿈의 대화’는 광주시 북구에서 수확된 쌀로 빚어낸 광주의 지역특산주다. 오 대표는 ‘꿈의 대화’가 광주를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오 대표는 꿈 브루어리를 광주의 예‘술’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꿈브의 중앙에 있는 너른 마당에 지역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공연을 열어서 술과 함께 우리의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술은 예술과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꿈브를 광주와 남도의 전통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꿈브를 통해 우리지역의 우수한 전통주와 술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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