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개인전, 7월12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행복의 개념과 기준은 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대체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 행복은 자아실현과 맞물려 있다 할 수 있다.
김수연 작가에게 행복은 그림을 그리는 일 자체다. 그의 작품에서는 행복한 기운과 리듬이 전해온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신명 같은 게 흘러나와 이편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지는 것 같다.
김수연 작가의 개인전 ‘Happy Life’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다음달 12일까지 열린다.
29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서는 주제가 말해주듯 ‘추상적 幸福圖’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난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작가가 좋아하는 한자나 문장을 전서체와 그림으로 재구성한 것들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어도 작가는 오래 전부터 새 발자국 가운데 조적체(鳥迹體) 작업을 해온 바 있다. 옛 사람들은 서예와 그림은 큰 차이가 없다 하여 서화동원(書畵同源)이라는 표현을 하곤 했는데, 김 작가의 작품에서 그런 서예와 그림의 조화를 만나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의 전통 민화에도 글자를 시각화한 그림이 있다. 일명 문자도(文字圖)인데 글자 획 안에 고사의 내용과 연관된 문자와 그림을 조합한 것이다. 이번 김수연 작가의 ‘추상적 幸福圖’는 작가의 유년의 경험과 대학원 시절의 공부와 깊은 연관이 있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새발자국을 모래 위에 그리며 놀았던 기억이 일정 부분 투영돼 있다. 또한 대학원에서 한시와 한학을 공부하며 우리 것에 대한 감성과 새로움에 눈을 뜬 것이 내면에 잠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림의 배면에서 인문학적 사유와 통찰 같은 깊이가 느껴지는 이유다. 또한 그림은 화려하면서도 율동적이어서 보는 이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서예와 회화 그리고 인문학이 만나 빚어낸 앙상블이라 할 수 있겠다.
당초 김 작가는 한자 중 용(龍)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천 가지 좋은 일이 구름처럼 몰려온다는 의미의 천상운집(千祥雲集) 같은 문자를 모티브로 활용한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이유, 그 너머 ‘작업을 하는 작가는 행복하겠다’라는 상상이 절로 떠올려지는 것은 그런 연유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지원포럼 지형원 회장은 “오랜 테마였던 용(龍)의 변형과 변주를 비롯하여 덕, 화락, 흥, 수복강령 등의 문자를 재구성하고 거기에 모노톤 또는 파스텔톤의 색채를 덧입힘으로써 밝고 경쾌한 느낌의 화면을 연출한다”고 평한다.
한편 김수연 작가는 무등갤러리, 한국미술관 등 개인전 7회와 광주 국제 아트페어, 부산 국제 아트페어, 광주 국제현대미술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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