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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환경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17일 광주독립영화관서 시사회
입춘·우수 등 24절기 토대
1년간 농부가 농사짓는 모습 담아
아파트·태양광 등 농촌 현주소도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이며 환경보호 활동가 레이첼 카슨은 “자연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는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그러나 오늘날 무분별한 개발과 남용으로 자연은 온통 파괴되고 있다.
씨앗은 ‘자연의 가장 원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철학자는 씨앗은 온 우주를 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흔히 곡식 또는 채소의 씨를 씨앗이라 한다.
하나의 씨앗이 밭에 뿌려져 싹이 나고 잎과 열매를 맺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물, 햇빛, 바람과 같은 자연의 은전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가꾸는 이의 손길도 필요하다.
토종 씨앗을 지켜온 시골 어르신 모습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담은 다큐가 제작돼 눈길을 끈다.
지난 2022년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대상 수상과 2023년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된 설수안 감독의 ‘씨앗의 시간’이 그것.
작품은 시골 어르신의 씨앗을 얻는 과정 등을 담고 있으며, 오는 17일 오후 4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특히 ‘씨앗의 시간’은 오늘날 관심이 부족한 24절기를 토대로 진행된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일상에서 들어봤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절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작품에는 수십 년 동안 콩과 호박을 비롯해 들깨, 옥수수 등 씨앗을 받고 심어온 농부와 이들의 노동이 지켜온 토종 씨앗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허리가 굽어 땅에 가까워진 늙은 농부, 이들에게서 받은 씨앗을 심는 젊은 농부, 그리고 얼었다 녹는 땅의 풍경을 무심히 지켜본다.
이밖에 ‘씨앗의 시간’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영상도 볼 만하다. 농부들 뒤로 빠르게 지나가는 KTX와 초고층 아파트, 태양광발전 등은 급변하는 농촌의 현주소를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영상은 화순군 청풍면 세청리에서 촬영한 장면들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간 장귀덕 농부의 농사짓는 모습이 그것이다. 콩과 들깨, 옥수수 등을 키우기 위한 준비과정과 수확, 다시 씨앗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수 십 년간 지속해 온 힘든 농사, 그로 인해 굽어진 몸, 다시 그 몸으로 고된 농사일을 지속해야 하는 농부의 ‘숙명’은 단순히 농사짓는 일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치부하기에는 숭고함이 느껴진다.
또한 다큐는 세청리 마을에 사시는 여러 어르신들의 모습과 씨앗을 얻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 새들의 소리로 작물 재배 시기 등을 분간하는 감각 등도 소개하고 있다
설수안 감독은 “토종 씨앗을 지켜온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이나 큰 사명감이 아닌, 자연을 대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노동의 산물”이라면서 “오늘날 씨앗의 소멸 뒤에는 삶과 직결된 노동에 대한 폄하, 내지는 그 노동을 토대로 이뤄졌던 공동체의 소멸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감독은 “여전히 그 노동을 반복하고 있고 또한 되살리려 노력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씨앗의 소중함과 농부들의 지난한 삶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씨앗은 ‘자연의 가장 원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철학자는 씨앗은 온 우주를 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흔히 곡식 또는 채소의 씨를 씨앗이라 한다.
하나의 씨앗이 밭에 뿌려져 싹이 나고 잎과 열매를 맺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물, 햇빛, 바람과 같은 자연의 은전도 필요하지만 그것을 가꾸는 이의 손길도 필요하다.
토종 씨앗을 지켜온 시골 어르신 모습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담은 다큐가 제작돼 눈길을 끈다.
지난 2022년 제14회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대상 수상과 2023년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된 설수안 감독의 ‘씨앗의 시간’이 그것.
작품은 시골 어르신의 씨앗을 얻는 과정 등을 담고 있으며, 오는 17일 오후 4시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특히 ‘씨앗의 시간’은 오늘날 관심이 부족한 24절기를 토대로 진행된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일상에서 들어봤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절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작품에는 수십 년 동안 콩과 호박을 비롯해 들깨, 옥수수 등 씨앗을 받고 심어온 농부와 이들의 노동이 지켜온 토종 씨앗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허리가 굽어 땅에 가까워진 늙은 농부, 이들에게서 받은 씨앗을 심는 젊은 농부, 그리고 얼었다 녹는 땅의 풍경을 무심히 지켜본다.
이밖에 ‘씨앗의 시간’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영상도 볼 만하다. 농부들 뒤로 빠르게 지나가는 KTX와 초고층 아파트, 태양광발전 등은 급변하는 농촌의 현주소를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영상은 화순군 청풍면 세청리에서 촬영한 장면들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간 장귀덕 농부의 농사짓는 모습이 그것이다. 콩과 들깨, 옥수수 등을 키우기 위한 준비과정과 수확, 다시 씨앗을 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수 십 년간 지속해 온 힘든 농사, 그로 인해 굽어진 몸, 다시 그 몸으로 고된 농사일을 지속해야 하는 농부의 ‘숙명’은 단순히 농사짓는 일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치부하기에는 숭고함이 느껴진다.
또한 다큐는 세청리 마을에 사시는 여러 어르신들의 모습과 씨앗을 얻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 새들의 소리로 작물 재배 시기 등을 분간하는 감각 등도 소개하고 있다
설수안 감독은 “토종 씨앗을 지켜온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이나 큰 사명감이 아닌, 자연을 대하는 삶의 태도, 그리고 시간과 함께 움직이는 노동의 산물”이라면서 “오늘날 씨앗의 소멸 뒤에는 삶과 직결된 노동에 대한 폄하, 내지는 그 노동을 토대로 이뤄졌던 공동체의 소멸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 감독은 “여전히 그 노동을 반복하고 있고 또한 되살리려 노력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통해 씨앗의 소중함과 농부들의 지난한 삶을 상기시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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