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성천기자

5·18 가해자, 진실을 고백해주오

by 광주일보 2023. 5. 23.
728x90
반응형

푸른연극마을, 씨어터연바람서
24~28일 ‘고백-나는…’ 공연
계엄군 고백 모티브 진실 규명 희망

지난해 펼쳐졌던 연극 ‘고백’ 공연의 한 장면. <푸른연극마을 제공>

올해 43주년을 맞은 5·18은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의 손자인 우원 씨가 이전에 광주에 내려와 “잘못을 사죄드리러 왔다”고 머리를 숙인 일이 있었다. 직접적으로 학살과 연관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를 한 것은 그 자체로 울림을 줬다. 시민들은 우원 씨의 사과를 계기로 5·18 가해자들의 진심어린 고백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80년 5월 18일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의 고백을 모티브로 그날의 참상을 알리고 ‘고백’(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작품이 올해도 무대에 오른다.

푸른연극마을은 24일부터 28일(수·목 7시 30분, 토 오후 4시)까지 씨어터연바람(동구 구성로 204번길 1-1)에서 ‘고백-나는 광주에 있었습니다’를 공연한다.

푸른연극마을의 대표인 이당금이 연출을 맡은 이번 작품은 ‘사실은 존재하지만 진실은 숨겨져 있는’ 상황에서 고백을 촉구하기 위한 의미도 담겨 있다.

이당금 연출은 “2019년부터 5년째 5·18을 잊지 않고 5·18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백’을 만들었다. 확실한 진상 규명을 위해 피해자 중심의 시각도 중요하지만 가해자 중심의 고백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 작품을 오월영령들에게 바친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해자들의 고백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돼 있다.

연극은 2023년 현재와 1980년 5·18을 오가며 진행된다. 80년 당시 계엄군이었던 인물과 연극을 하고 있지만 후일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된 딸, 5·18민중항쟁을 온몸으로 겪은 만호 반점 주인 등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엮여 있다.

현재 중소기업 사장인 이정하는 오랜만에 전우회 동지의 책 소식이 탐탁지 않는다. 연극배우인 딸이 공연을 제작하기 위해 광주에 현장답사를 다녀온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다. 만호반점 사장 강만호는 매일 꿈을 꾸며 혼란의 날을 보내고 있다. 만호반점 식구들은 80년 5월 당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오는 길에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을 맞닥뜨린다.

작품은 아빠가 계엄군임을 직감한 영은이 다시 만호반점을 찾아와 만호 아저씨를 이해하며 이를 계기로 오늘과 과거를 잇는 실마리를 찾는다는 데 서사의 중심이 놓여 있다. 그녀는 연극을 통해 아버지의 과오를 드러내고 참회하는 연극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정하는 딸의 연극을 보며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잘못을 사죄하고 망월동 무명열사 묘 앞에 무릎을 꿇는다.

80년 당시 계엄군으로 차출된 이정하는 부산극단 시나위 대표이자 40년 연기베터랑인 박상규 배우가 열연한다. 만호반점 주인 역할은 푸른연극마을 연출가이자 작가인 오성완이 맡았고, 계엄군 딸 이영은 역할은 오새희 배우가 열연했다. 이밖에 송한울, 김현경, 이다희, 김도연 배우가 출연한다.

음악감독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박수지가 인물의 테마곡을 만들어 장면별로 서사의 연결고리를 이어준다.

한편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인 박관서 시인은 “‘고백’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밑바닥 민중들이 생동감 있는 삶의 환희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라며 “지금 5·18을 어떻게 매만져서 어떻게 전해주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숭고한 이념이나 건전한 국가기념일의 그것만이 아니라, 기회만 되면 뚫고 나와서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을 괴롭히거나 파괴하는 우리 안의 파시즘에 맞서는 항체로서의 일상의 5.18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고백해야 한다”고 평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방귀쟁이 며느리 ‘천하무뽕’

어린이들은 방귀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나 연극 등을 좋아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함께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민담 방귀쟁이 며느리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 어린이들을 찾아온다. 특

kwangju.co.kr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스프린터’ 만난다

달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인 스프린터가 있다. 다시 출발선에 서기까지에는 남모를 우여곡절이 있다. 두 번의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에 접어든 현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