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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챗GPT에 5·18 물어보니…‘그럴싸한 거짓말’로 왜곡 심각

by 광주일보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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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씨 사죄로 5·18 관심 많아지는데 역사 왜곡 끊임없이 확산
인터넷에 퍼진 왜곡 무분별 학습 지적…가짜뉴스 막을 대책 절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가 사죄 행보를 하면서 전국적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한편으로 5·18 왜곡·폄훼 또한 ‘챗GPT(ChatGPT)’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는 IT회사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연구소(OpenAI)가 개발한 자연어처리(NLP) 대화형 인공지능 도구로,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이 인공지능 컴퓨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챗봇’이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서비스를 시작해 5일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넘겼으며, 최근에는 이용자수 1억명을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취재진이 13일 챗GPT와 5·18 관련 대화를 나눠 보니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한 답변이 잇따랐다.

챗GPT에게 ‘5·18민주화운동은 어떻게 일어났는지’ 질문하자,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점차 확대되다 군인과 충돌하면서 폭력 사태로 이어졌다”는 답이 나왔다. “이후 군사정부는 이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고,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진압하고 구속하는 등의 무력 진압을 시행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학살 주범인 전두환씨가 “시민들이 먼저 폭력을 행사해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무력 진압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의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또 챗GPT에게 ‘5·18 때 광주에 북한군이 투입된 게 사실이냐’고 묻자, “북한군이 직접 개입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몇몇의 북한 정부 지원을 받은 왼쪽 세력이 광주에서 활동했다”며 “이들은 군사정부와의 대립 상황에서 군사적인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답을 내놨다. 대표적인 5·18 왜곡 사례인 ‘북한군 투입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설명한 것이다.

‘5·18 가짜 유공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가짜 유공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공자 명단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검증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왜곡된 역사나 가치관을 갖고 답변하는 사례는 챗GPT가 처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16년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테이’(Tay)는 “9·11 테러는 조작됐다”, “히틀러가 옳았으며, 나는 유대인이 싫다”는 등 발언을 쏟아내다 16시간만에 운영이 중단됐다. 국내 스캐터랩이 지난 2020년 출시한 챗봇 ‘이루다’ 또한 동성애·장애인 혐오, 성차별적 표현, ‘일베’에서 쓰이는 표현 등을 무분별하게 쏟아내다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공지능이 5·18 등 역사 왜곡을 재생산하는 창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챗GPT는 인터넷 곳곳에서 끌어 온 수천억개의 단어와 정보를 기반으로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인터넷 도처에 5·18 왜곡·폄훼 게시글이 퍼져 있는 탓에 인공지능이 이를 무분별하게 학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챗GPT는 사실 아닌 내용을 그럴듯하게 답변하는 경우도 많아 ‘거짓말 제조기’라는 평도 받고 있으나, 막상 챗GPT의 답변을 보면 이같은 거짓말을 쉽게 분간하기 어렵다. 이에 챗GPT의 ‘그럴싸한 거짓말’로 포장해 5·18 왜곡·폄훼가 더욱 교묘하게 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은 “인공지능이 5·18을 왜곡하는 계엄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기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인터넷 곳곳에 왜곡이 퍼져 있다는 증거다”며 “왜곡된 정보가 더 퍼지지 않도록 왜곡 대응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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