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수단 탄 비행기, LA 34년만의 눈보라에 회항
일정 꼬여 일본 2차 캠프도 차질 “십년감수 했네요”
기대감 속에 떠났던 KIA 타이거즈의 애리조나 캠프가 ‘악몽의 캠프’가 되고 말았다.
KIA 선수단은 지난 25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애리조나 투싼에서 진행된 1차 캠프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선수단은 비행기에서 아찔한 순간을 보냈다.
선수단의 계획은 투싼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한 뒤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천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이후 2차 캠프가 치러지는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본격적인 실천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LA에 34년 만의 눈보라 경보가 내려진 상황. 1시간가량의 비행 뒤 LA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가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지만 악천후로 결국 다른 공항으로 우회해야 했다.
말은 간단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심각했다.
눈보라 속에서 40분가량 상공을 맴돌면서 가슴을 졸인 선수단은 두 번째 착륙 시도 당시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을 만났다.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 활주로를 앞에 두고 급하강하면서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대로 추락하는 줄 알았다”, “비행기가 뒤집히는 줄 알았다”, “디스코 팡팡 타는 기분이었다”, “내새끼 이것 밖에 못 보고 가는 게 서러워서 울었다” 등 선수단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결국 비행기는 착륙을 포기하고 우회를 선택했고, 선수단은 급히 숙소를 물색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LA 공항 불시착으로 KIA의 남은 스프링캠프 일정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KIA는 준비됐던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면서 예정보다 12시간 늦춰 다른 비행기에 올랐다. 이로 인해 오키나와행에도 문제가 생겼다.
당초 26일 오키나와로 출국해 시차 적응을 한 뒤 28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 도착 지연으로 오키나와로 가는 비행기가 마땅치 않아 27·28일 이틀에 거쳐 선수단이 이동하기로 했다.
27일에는 코칭스태프와 투수조 그리고 일부 야수진이 이동하고, 나머지 선수단은 28일 오전 오키나와로 향하게 된다. 당연히 한화와의 연습경기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KIA는 기대감을 안고 미국 애리조나로 3년 만에 해외 캠프에 나섰다.
캠프 초반에는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면서 훈련 효율성도 높았다. 하지만 캠프 중반 예상치 못했던 이상 기후로 어려움을 겪었다.
비가 내리면서 NC 다이노스와 예정됐던 두 차례 연습 경기를 모두 치르지 못했고, 전훈지에서 눈까지 구경했다. 그리고 마지막날 눈보라 속에서 십년감수까지 하면서 ‘악몽의 캠프’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부상 이탈자도 있다.
손목 통증으로 페이스를 조절해왔던 내야수 박찬호가 실전 전환에 맞춰 함평에서 시즌 준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창진도 지난 19일 WBC 대표팀과의 연습 경기 도중 다이빙 캐치를 하는 과정에서 우측 손목에 부상을 입으면서 27일 박찬호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대신 외야수 고종욱과 이우성, 내야수 최정용, 투수 장현식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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