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산업전력 소비 넉 달째 감소…짙어지는 불황

지난해 산업용 전력사용량 전년비 감소
광주·전남 전기요금 체납 1년 새 5배↑

고금리·고물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광주지역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넉 달 연속 감소세(전년 동기비)를 지속하고 있다. 광주 하남공단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경기 침체의 징후로 꼽히는 산업용 전력사용량과 산단 가동률이 지난해 하반기 광주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소비 위축이 심화하고 산업용 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불황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13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315만1146㎿h(메가와트시)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광주지역 연간 산업용 전력사용량 감소세는 하반기 사용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광주지역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광주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1년 전보다 2.6% 많았지만, 9월(-1.1%), 10월(-4.9%), 11월(-4.8%), 12월(-7.5%) 등 넉 달에 걸쳐 감소율이 확대하고 있다.

전남의 경우 산업용 전력 연간 사용량은 전년보다 3.5% 증가했으나, 11월 들어 사용량이 21.8%나 감소하면서 성장세를 깎았다. 지난해 12월 사용량은 전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경기 지표의 하나로 꼽히는 산업단지 가동률도 지난해 하반기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산업단지인 광주첨단산단과 여수산단은 지난해 11월 가동률(생산액/최대생산능력)이 1년 전보다 각각 0.2%, 3.9% 감소했다.

여수산단 가동률은 2021년 11월 91.9%에서 지난해 88.0%로 줄었다. 광주첨단산단은 제조업 가동업체 수가 1년 사이 25개 늘었음에도 가동률이 소폭 내렸다.

지역 산업계가 금리 인상과 수요 감소 등 악재를 견디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전기료마저 내지 못하는 공장이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32% 오른 상태다.

한국전력의 ‘지역본부별 전기요금 체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광주·전남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2개월 이상 체납한 호수는 691호로, 전년 말(607호)보다 13.8%(84호) 증가했다. 이들이 내지 못한 전기요금은 같은 기간 29억1900만원에서 162억4200만원으로, 5.6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1곳당 평균 체납액은 2021년 말 480만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2350만원으로 급증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체납액은 전국적으로 23.4% 늘었는데, 한전의 15개 지역본부별로 체납액을 비교하면 광주·전남 증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올해 1분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9.8%로, 제조 중소기업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309개 제조 중소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에너지 비용 부담 현황 조사’ 결과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94.9%에 달했다. 50.2%는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지원 정책(복수 응답)은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등 요금 개선(82.5%)이 압도적이었다. 전기요금 개선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인하(55.7%)가 가장 많이 꼽혔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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