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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광주 50대 여성 사채업자 수백억 사기극 ‘파문’

by 광주일보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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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대표·의사·교수 등 지역 유력 인사들 돈 가로챈 뒤 잠적
피해액 300억 추정…경찰, 신고 2달돼도 소재 파악조차 못해
사채업자이자 건설업자 C씨 30억 빌려줬다 떼였다는 소문도

 

50대 여성 사채업자가 지역 건설업계 대표들과 의사, 유력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수백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뒤 잠적,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수십억원대 피해 신고가 접수된 뒤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50대 여성 사채업자에 대한 소재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피해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또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피해 규모가 구체적으로 오르내리는데도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서기는커녕, ‘접수된 사건이 없다’는 식으로 피해 사실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10일 광주서부경찰에 따르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 사채업자 A씨에게 거액을 사기당했다는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돼 수사를 진행중이다.

A씨는 사채업을 하면서 지역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 등 광주지역 아파트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투자·알선업자이자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큰 손’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광산지역 모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도 절반 가까운 자금을 A씨가 여러 경로를 통해 자금을 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탓에 지역 경제인, 의사, 대학교수 등이 인맥 관계를 유지하면서 투자 사업을 논의하거나 관심을 보였다는 게 피해자들 설명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인 B씨도 이렇게 알게된 A씨에게 8억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가 지난 2월, 직접 찾아와 “60억원을 빌려주고 8억을 이자로 받았는데, (내가) 30억원을 받아갔다고 (경찰에) 신고해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전’이 필요하다며 2시간만 빌려달라고 해 수표로 8억원을 끊어줬다”면서 독촉했더니 차일 피일 미루다 연락을 끊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게 B씨 주장이다.

A씨에게 속아 거액을 뜯겼다는 피해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B씨 외에도 2건의 피해 사실이 이미 신고·접수된 상태로, 경찰은 이들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중이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A씨가 사채업, 투자·알선업자라는 직업을 활용해 아파트·오피스텔 투자 명목으로 수십억 원씩을 끌어 모아 가로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A씨가 자신의 경력과 이른바 ‘지역 자산가’들과 맺은 인맥 등을 활용, 다양한 투자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행동했다는 점을 들어 고소 사건 외에도 피해자가 더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괜히 알려지면 조그만 지역 사회에서 경력에 흠집이 날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때문에 적극적인 신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구체적인 피해자들과 규모까지 거론하며 전체 피해 규모가 3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근거(?)를 갖춘 추정도 흘러나오고 있다.

당장, A씨와 알고 지내던 사채업자이자 건설업자인 C씨인 경우 고리로 A씨에게 30억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것으로 소문이 파다하다. 또 투자금 명목으로 A씨에게 돈을 떼인 뒤 경찰측에 빨리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건설업자 D씨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 구체적 피해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고소나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만 조사를 진행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사를 진행중’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피해자들에게 보낸 것 외에 A씨 신병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등 2개월 가까이 별다른 진척이 없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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