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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투구, 잔서완석루, 서직수 초상, 법화경 그림, 두 반가사유상, 물가풍경무늬 정병, 분청사기 상감구름용무늬 항아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유물이다. 중앙박물관은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다양한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명품 중의 명품’이 가득한 중앙박물관은 ‘명품 백화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희박물관연구소장이 펴낸 ‘유혹하는 유물들’은 저자를 사로잡은 30여 가지 유물을 소개한다. 박 소장에 따르면 보자마자 유혹당한 것이 있고, 처음엔 별로였는데 나중에 매력에 빠져든 경우도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랑하게 된 유물도 있다.
그의 고백은 섬세하면서도 개성적이다. 금동반가유상에 대한 묘사 부분은 소설의 한 부분을 풀어낸 듯한 느낌이다. “힘을 주어야 할 부분은 놓치지 않고 힘을 주었다. 오른쪽 뺨에 댄 손가락들, 특히 새끼손가락을 보는 순간 내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간다. 사유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살짝 올린 오른쪽 무릎의 탄력적인 곡선과 날카롭게 솟은 몇 줄의 옷주름이 팽팽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사유에 몰두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다다른 절정의 순간을 약간 구부러진 오른쪽 엄지발가락으로 묘사했다.”
저자는 박물관에 곧잘 들른다.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전시를 보기 위해, 회의 때문에 간다. 일상에서 답답할 때면 머리를 식히러 가기도 한다. 아니면 그냥 어슬렁거리며 소요(逍遙)하기 위해 간다.
그러다 보면 유물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순간과 마주한다. 유물이 스며드는 것인데 그 순간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저자는 “모닥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불멍이 있는가 하면 불상으르 보고 멍하니 있는 ‘불멍’도 있다”고 언급한다. <빨간소금·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유물이다. 중앙박물관은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다양한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명품 중의 명품’이 가득한 중앙박물관은 ‘명품 백화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희박물관연구소장이 펴낸 ‘유혹하는 유물들’은 저자를 사로잡은 30여 가지 유물을 소개한다. 박 소장에 따르면 보자마자 유혹당한 것이 있고, 처음엔 별로였는데 나중에 매력에 빠져든 경우도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랑하게 된 유물도 있다.
그의 고백은 섬세하면서도 개성적이다. 금동반가유상에 대한 묘사 부분은 소설의 한 부분을 풀어낸 듯한 느낌이다. “힘을 주어야 할 부분은 놓치지 않고 힘을 주었다. 오른쪽 뺨에 댄 손가락들, 특히 새끼손가락을 보는 순간 내 손가락에도 힘이 들어간다. 사유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살짝 올린 오른쪽 무릎의 탄력적인 곡선과 날카롭게 솟은 몇 줄의 옷주름이 팽팽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사유에 몰두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다다른 절정의 순간을 약간 구부러진 오른쪽 엄지발가락으로 묘사했다.”
저자는 박물관에 곧잘 들른다.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전시를 보기 위해, 회의 때문에 간다. 일상에서 답답할 때면 머리를 식히러 가기도 한다. 아니면 그냥 어슬렁거리며 소요(逍遙)하기 위해 간다.
그러다 보면 유물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순간과 마주한다. 유물이 스며드는 것인데 그 순간 위로와 감동을 받는다. 저자는 “모닥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불멍이 있는가 하면 불상으르 보고 멍하니 있는 ‘불멍’도 있다”고 언급한다. <빨간소금·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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