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성 55년…국내 최장수 문학 동인
내달 1일 원탁시 67호 출판기념회
지역 원로 작가·문인들 문학 담론
‘원탁시회’는 지난 1967년 광주에서 결성돼,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 동인이다. 올해로 동인 결성 55주년을 맞는 원탁시회는 전국 최장수 동인으로 범대순, 문병란 등 기라성 같은 문인들을 배출했다. 원탁시회가 만든 동인지 ‘원탁시’는 광주 동인문학의 발자취이자 그 자체로 역사인 셈이다.
당초 원탁시회는 광주 문단의 스승이었던 다형 김현승 시인의 영향을 받으며 문학활동을 펼쳤다. 범대순 시인을 비롯해 윤삼하, 정현웅, 박홍원, 손광은, 김현곤, 송선영, 황규련 시인 등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원탁시회의 결성은 범대순 시인(1930~2014)이 주도하면서 발전했다. 범 시인은 ‘원탁’ 발기인으로 창립을 주도했으며 초대 회장을 맡는 등 동인의 골격을 만들었다.
현재 원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광주교대 교수 염창권 시인은 “‘원탁시’는 에콜(ecole) 커뮤니티이기보다는 소셜(social) 커뮤니티에 가깝다”고 밝혔다. 염 시인은 생전의 범 시인에게 들었다고 전했다.
원탁시회가 최근 ‘원탁시’(67호)를 발간하고 출판기념회와 시화전을 함께 개최해 화제다.
먼저 시화전은 29일 오후 1시 ACC호텔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가을섬광의 돋을무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시화전은 회원들의 가을 사유와 감성이 묻어나는 ‘낭송시집’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원탁시회 회원인 김정희 시인에 따르면 이번 시화전은 시인들이 모두 시화전에 맞는 2편씩의 작품을 제출해 이들 작품을 모티브로 김종 시인이 그림을 그렸다. 전시장에는 모두 36편의 시화가 내걸릴 예정이다.
전원범 시인의 ‘어머니의 강’을 비롯해 김정희 시인의 ‘줄장미 그늘에서’, 강경호 시인의 ‘무궁화꽃’, 강대선 시인의 ‘가로등 밑으로’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원탁시 67호 출판기념회는 오는 10월 1일 오후 4시 ACC호텔 2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 원로 작가들과 문인들이 모여 문학 담론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에 발간된 동인지 67호는 특집으로 가은 시인의 작품론을 다뤘다. 강대선 시인이 ‘소외된 타자를 향한 연민’을 주제로 가은 시인을 조명했다. 강 시인은 “가은 시인의 시가 우리의 가슴을 두드리는 이유는 시에 나타난 차별 없는 흙의 순수성, 어머니의 가슴 같은 흙의 온기가 스며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한다. 특집2에서는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고양이‘에 관한 상상력’을 주제로 동인들의 작품을 토대로 김선기 평론가가 ‘응시의 다름과 같음에 대한 변주의 미학’이라는 렌즈로 시적 의미로서의 ‘고양이’를 분석했다.
각각의 작품은 허갑순, 함진원, 전원범, 전숙, 오대교, 염창권, 서승현, 백수인, 박판석, 김종, 김정희, 김은아, 김영박, 강대선, 강경호, 가은 시인이 상재했다.
한편 전숙 시인은 “올해 동인 결성 55주년 특별 기획으로 이번 시화전하고 출판기념회를 열게 됐다”며 “반세기를 훌쩍 넘어서까지 동인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들의 문학적 열정과 노고 때문이다. 뒤를 이어 후배들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으니 기대가 된다”고 의미를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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