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소재 아시아인권위 이전 의결·자매기관 법률자산센터도 광주로…5월단체 “환영”
아시아에서 발생한 인권유린에 대한 감시와 구제에 앞장서 온 아시아인권위원회(AHRC·Asian Human Rights Commission)가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인 광주로 옮겨온다.
12일 광주국제교류센터에 따르면 아시아 법률가·인권활동가 등이 중심이 돼 지난 1986년 홍콩에서 설립된 아시아인권위원회가 최근 이사회에서 활동의 근거지를 광주로 이전할 것을 의결했다.
광주 이전 결정에는 인권 활동을 견제하기 위해 유·무형의 압박을 가하는 중국 측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시아인권위원회는 유럽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지원금 금융 계좌가 동결되고 해외 단체와 교류 협력이 제한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이전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인권위원회는 지난 1986년 민간 단체로 설립됐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감시 및 비판의 역할을 해왔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파악, 국제적인 여론을 결집한 뒤 인권 침해를 받은 이들에 대한 구제활동도 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는 광주가 아시아 민주주의의 교과서인 5·18민주화운동 발생지라는 점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인권위원회는 산하 자매단체인 ‘아시아법률자산센터’(ALRC·Asian Legal Resource Centre)의 이전을 먼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법률자산센터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United Nations Economic and Social Council)와 동등한 입장의 협의체로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다.
광주국제교류센터는 아시아인권위원회가 광주로 본사를 이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현재 필요한 서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사단법인 설립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고 아시아인권위원회 측 활동가들이 국내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전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는 환영의 입장을 내놓았다.
광주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5·18 민주화운동이 발생한 곳이면서 ‘민주평화교류원’ 개원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아시아인권위원회와 아시아법률자산센터를 연계해 아시아지역의 인권증진에 기여함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인권위원회의 이전을 돕고 있는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은 “광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가에게 상징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아시아인권위원회와 아시아법률자산센터를 광주에 이전 함으로써 오월 정신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인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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