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확보율 19%인데 80%로 속이고 조합원에 받은 계약금 유용 의혹
금동지역주택조합 집행부 수사 속 광주시·구청 사업감독 부실 지적
송정리버파크 지주택사업도 잡음…이설 계약 놓고 교회-조합원 마찰
경찰이 광주시 동구 금동 일원을 사업 대상지로 삼은 지역주택조합 집행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광주 곳곳에서 ‘지역주택조합’이 우후죽순 불어나면서 관련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동 지주택조합 사업 관련 인허가 및 감독기관인 광주시 동구도 “조합 집행부의 과장 광고에 따라 모집된 조합원들의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사를 의뢰해 결과가 주목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불투명하게 추진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사업 주도권 다툼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관측도 있지만, 경찰은 배경과 무관하게 제기된 비리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서부경찰은 28일 “광주시 동구 금동 ‘THE50 센트럴 금동 지역주택조합’ 집행부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금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대표 조모씨와 업무대행사 대표 유모씨를 각각 사기 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다. 업무대행사는 조합 집행부를 도와 지역주택조합 실무를 맡는 곳이다.
경찰 수사는 조합원 등 관련자 고소 및 수사 의뢰에 따른 것으로 의혹은 크게 2가지다.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허위 과장 광고가 있었는지 ▲조합원 280여 명이 맡긴 자금 63억원은 적정하게 집행 및 관리되고 있는지다.
경찰은 조합 집행부가 사업 대상지 토지 확보율이 19.26%에 불과한데도 82~85%를 확보했다고 속여 조합원을 끌어모았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주택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토지 확보율이 각각 80%, 95%를 넘어서야 조합 설립과 사업계획 승인 신청이 가능하다. 그런데 불과 20% 수준의 토지 확보율을 가지고서 곧 공사가 시작되고 입주가 가능할 것처럼 속여 광고한 뒤 조합원을 끌어모아 재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 고소에 나선 일부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또한 중견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됐고 ‘지주택 사업’이 아닌 ‘일반 분양사업’으로 오인하도록 광고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저조한 토지 확보로 사업 추진에 애로가 예상되는데도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계약금 63억원 가운데 일부를 정해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정 금고에서 인출한 뒤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조합원 5명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기 분양을 당했다”고 경찰에 잇따라 고소장을 냈다. 감독기관인 동구도 해당 조합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
반면 조합 추진위 대표 조모씨는 “광고문에 나온 토지확보율 80%는 국공유지와 소송이 진행 중인 땅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이다. 여기에 조합 내부 다툼으로 확보율이 떨어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자금 유용 의혹의 경우 모델하우스 설치, 임대료, 홍보비 등으로 적법하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금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금동 일대 총 394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세우는 사업이다. 1만4000㎡ 부지에 지상 39층 아파트 394세대를 짓는 내용이다. 2019년 11월 조합원 모집에 나서 280여명으로부터 1000만~3000여 만원의 계약금을 받았으나 저조한 토지확보율로 조합 설립 인가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광주시와 각 자치구가 사업 감독을 부실하게 하면서 조합원 등 시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지주택 조합 관련 문제가 빈발하자 2020년 ‘개선방안’을 내놨으나 정작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당시 광주시는 ▲연 2회 조합·업무대행사 임직원 교육 ▲조합원 모집 시 ‘사업 부지 확보율 등 유의사항 안내서’ 배부 의무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금동 지주택 조합원들은 “사업 현장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금동 지주택 사업뿐 아니라 494세대 아파트를 짓는 광산구 ‘송정리버파크’ 지주택 사업도 잡음이 일고 있다. 전 조합 집행부가 사업부지에 있는 교회 측과 맺은 ‘이설 계약’을 둘러싸고 교회 측과 조합원들 간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교회 신축 비용, 관련 세금 대납 등 교회 쪽 요구사항을 들어주다 보니 결국 조합원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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