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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준기자

“가격 올리고 영업시간 줄여요”…외식업계 삼중고 신음

by 광주일보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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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식재료값 부담…손님 잃을까 가격 인상 주저
‘1인 1메뉴’ ‘점심 영업만’…식재료 못구해 발동동
광주·전남 외식업소 평균 매출 한 달 새 16% 떨어져

올 4월 들어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식재료 수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음식 가격을 올리거나 영업시간을 줄이고, 제공 음식을 제한하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

신안 압해도에서 30석 규모 백반 뷔페식당을 운영하는 정원중씨는 최근 1인당 식사비를 9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코로나19 절정기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버텨왔지만, 올해 들어 모든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식당을 연 지 4년 만에 처음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정씨는 “따로 종업원을 두지 않고 아내와 둘이서 일하며 인건비를 줄여가며 식당을 꾸려왔지만 한계에 달했다”며 “올 초 18ℓ에 3만8000원 하던 식용윳값은 6만원대로 2배 가까이 뛰었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30가지 음식 재료 가운데 안 오른 것이 없다”고 호소했다.

3년에 걸쳐 외식업계를 옥죄어 왔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지만,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음식점 업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식재료값 부담을 덜기 위해 음식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지만 손님을 잃을 우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식당 곳곳에서는 ‘1인 1메뉴’를 부탁하거나 저녁 장사를 접고 점심 영업만 하겠다는 안내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외 식재료 수급이 불안정해 원래 팔던 음식을 내놓지 못하는 사례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식재료값 부담을 덜기 위해 음식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지만 손님을 잃을 우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더 외식’ 외식업 카드 소비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지역 외식업소 매출은 광주 1498억원·전남 2195억원 등 3693억원으로, 전달보다 5.4%(-672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 광주·전남 외식업소 평균 월매출은 902만원(광주 903만원·전남 901만원)으로 3년 내 최고를 기록했지만, 최근 불거진 코로나 재유행 영향으로 6월 762만원(광주 762만원·전남 761만원)으로 떨어졌다. 한 달 새 매출이 업체당 평균 141만원(-15.6%) 떨어진 것이다.

식당 곳곳에서는 ‘1인 1메뉴’를 부탁하거나 저녁 장사를 접고 점심 영업만 하겠다는 안내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원재료 수급 불안정은 비단 영세 자영업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광주·전남 6곳 등 전국 87개 매장을 거느린 뷔페 프랜차이즈 ‘쿠우쿠우’는 지난 3월부터 생연어 원물을 잘 구하지 못해 ‘생연어 품절’을 공지하고 있다.

롯데리아 일부 매장은 국내산 닭다리 수급이 불안정해 고객이 원하는 만큼 닭다리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붙인 롯데리아 한 매장 직원은 “두 달 전부터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닭다리가 급격히 줄어 닭다리 1개와 날개 1개, 가슴살 2개로 구성된 상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에게 닭다리가 들어간 상품을 주지 못할 때는 날개를 1개 더 주는 방식으로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아 일부 매장은 국내산 닭다리 수급이 불안정해 고객이 원하는 만큼 닭다리 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가격 인상은 곳곳에서 이뤄지며 소비자 외식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광주 8.1%·전남 9.0%를 기록했다. 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광주는 1998년 7월(9.9%) 이후, 전남은 1998년 3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남의 경우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9%대로 오르며 가장 높았다.

지난달 호남통계청이 조사한 지역 외식품목 39개 가운데 광주 구내식당 식사비와 음료를 제외한 모든 품목 가격이 올랐다.

광주에서는 식당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전년보다 각각 18.9%, 15.9% 뛰는 등 12개 품목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남에서도 갈비탕(13.4%)과 자장면(11.4%) 등 15개 품목이 두 자릿수 올랐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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