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물가상승률 23년 8개월 만에 최고…“올가을 정점 찍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광주 6.6%·전남 7.3%
전남 생활물가 전국 유일 9%…두 달 연속 최고
광주, 3개월 연속 농축수산물 상승률 전국 최고
등유 광주 66%·전남 82% 폭등…경유 48%↑
유류세 추가 인하에 휘발유 오름세는 주춤

2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한 주유소에서 보통 휘발유를 ℓ당 17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영향으로 이날 광주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달보다 11.6%(-245.24원) 내린 1862.82원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3월10일 이후 4개월여 만에 1800원대를 회복했다.

광주·전남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광주 6.6%·전남 7.3% 상승했다.

이 상승률은 지난 1998년 11월(광주 7.4%·전남 8.2%)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광주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6%대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남도 7%대 상승률을 2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6.0%)에 이어 7월(6.3%)에도 6%대를 나타내고 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광주 8.7%·전남 9.0% 상승했다.

전남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전국에서 처음 9%대를 나타내며 두 달 연속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석 달 연속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광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광주 9.2%로, 전국 평균 상승률 7.1%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3개월 동안 광주 상승률은 6.0%(5월)→7.9%(6월)→9.2%(7월) 등으로 전국 17개 시·도 최고를 기록해왔다.

<호남지방통계청 제공>

전남은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9%대로 오르며 가장 높았다. 지난달 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광주 8.1%·전남 9.0%를 기록했다.

전남 외식물가 상승률은 7.4%(5월)→8.7%(6월)→9.0%(7월)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광주는 1998년 7월(9.9%) 이후, 전남은 1998년 3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광주와 전남은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도 전국 평균(8.9%)을 웃돌았다.

<호남지방통계청 제공>

지난달 광주 공업제품 가격은 전년보다 9.1% 올랐고, 전남은 10.7% 상승했다.

공업제품 물가 상승은 등유(광주 65.7%·전남 82.4%)와 경유(광주 48.3%·전남 48.1%), 휘발유(광주 25.7%·전남 26.5%) 등 석유류가 이끌었다.

식용유(광주 58.2%·전남 47.4%)와 밀가루(광주 40.4%·전남 42.5%), 국수(광주 33.1%·전남 28.5%) 등 수입 원재료 가격 영향을 많이 받는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도 여전히 높았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년보다 광주·전남지역 각각 15.6% 인상됐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광주·전남 두 지역 모두 국내단체여행비(27.5%)와 승용차 임차료(24.7%), 국내 항공료(16.3%) 등이 오르면서 개인서비스 물가도 광주 5.6%·전남 6.1% 올랐다.

정부는 올가을에 물가가 정점을 찍고 점차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김희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그간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고 유류세 인하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7월 말 1800원대에 진입하는 등 석유류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올해 들어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하고 있으나, 최근 긍정적 신호들도 일부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거나 기상 여건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락할 변수도 남아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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