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보복 해임·부정비리 잡음 ‘시끌’…학생들 진학 꺼려 검토위, 학생·학부모 설문 통해 내달 중순 전환 여부 결정
2년 동안 대규모 신입생 미달 사태가 빚어진 광주 명진고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19일 명진고 남녀 공학전환 검토위원회(검토위원회)를 열고 핵심 안건 등을 논의했다. 명진고는 광산구에 있는 여고로 그동안 교사 보복 해임과 부정·비리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은 사립학교다.
명진고는 남녀 공학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로 AI(인공지능) 선도 학교로서 남학생의 진학 수요가 있고, 여학생만으로는 정원을 채우기가 힘들다는 점 등을 꼽았다.
남녀 공학으로 전환해 신입생 모집에 활로를 뚫어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명진고는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226명 중 120명만 채웠다. 2022학년도에도 정원 285명 중 51명만 채우는 등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 현재 3학년은 8학급 체제지만 1학년 2학급, 2학년 5개 학급으로 축소 운영되고 있다.
명진고가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는 이유는 손규대 교사 보복 해임 논란과 전 이사장 자녀들의 교감·교사 재직, 부정·비리 등으로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고입 평준화 전형에서 명진고 진학을 기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원 미달로 명진고 교사 9명이 과원돼 순회 교사(인근 고등학교를 돌며 수업을 하는 교사)로 활동하는 등 학교는 구조조정과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검토위원회는 명진고의 남녀 공학 전환 추진 요청에 대해 2023학년도 고입전형이 확정되는 다음달 중순 전에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토위원회는 광산구 중학교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남·녀 공학 전환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인근 중학교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명진고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면 진학할 의사가 있느냐는 내용도 포함된다.
명진고 재단의 투명성 강화 등 자구 노력 여부와 손규대 교사 해임 등에 따른 학내 문제 해결 등도 고려 대상이다.
명진고측은 교사채용도 시교육청 정책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한편 손규대 교사는 2018년 관할 교육청과 수사기관에 “이사장이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고, 이로 인해 최모 전 이사장이 배임수재미수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손 교사는 이후 해임 처분됐다가 교원소청심사위를 통해 7개월 만에 복직했으나 교무실이 아닌 통합지원실에 마련된 학생 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등 복직 후에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따돌림’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