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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기기자

광주 학교들 출제 오류 심각…내신 불신 부른다

by 광주일보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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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유출 고교 한 과목 4개 문항 오류 상식 밖…“재시험 봐야 할 수준”
학교측 “정답 표기만 잘못된 것”…시교육청 “내용 수정되면서 정답 정정”
최근 3년간 157개 중·고 재시험 674건…부실한 시험 관리체계 드러내

지난해 10월 진행된 전국연합학력평가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한 과목에서 무려 4개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사실상 재시험을 치러야할 수준입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장은 이번 시험문답지 유출 과정에서 드러난 한 사립학교의 기말고사 출제 실태에 대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5일 언론 브리핑에서 “시험을 보던중 선생님이 문제를 잘못 출제했다고 정정했는데 (문답지를 빼돌린 학생이)원래 답을 적었다”고 밝혔다. 생명과학 4개 문항의 내용이 수정되면서 결과적으로 정답이 정정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험문답지를 빼돌린 학생은 수정되기 전 답을 적어내 범죄가 틀통나는 단서가 됐다. 실제 시교육청이 확인한 결과, 해당 학생은 지구과학과 수학Ⅱ 각 100점, 한국사 93점, 생명과학 86점을 받았다. 해당 학생은 생명과학 4개 문제가 정정되지 않았다면 100점을 받았다.

광주 일선 고교에서는 이같은 사례에 대해 “내신성적에서 소숫점을 다투는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고교의 특성상 상식밖”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6년 광주 한 고교에서는 1문항 때문에 수학 과목에 대한 재시험을 치른 사례도 있다.

한 고교 교사는 “특정 학기에 전 과목을 통틀어 한 두 문항 오류가 나올 수 있으나 한 과목에서 4개 문항의 정답이 바뀌었다면 놀랄 일”이라며 “시험문제가 정정되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의 항의와 민원이 잇따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매우 신중하게 문항을 관리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험 문제 유출범죄가 발생한 학교의 내신관리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고교 교장은 “교사가 출제하면 문항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교사들끼리 교차검증을 하는데 이 과정이 충실히 이행됐는지 궁금하다”며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일탈이 문제지만 총체적으로 학교의 내신관리 체계는 물론 내부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광주 고교의 시험출제 오류 등 성적 관리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교 내신에 대한 대학들의 불신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제 오류로 인해 재시험을 치르는 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최근 3년간(2017∼2019)간 157개 중·고교에서 674건의 재시험이 치러졌다.

90개 중학교 중 67곳(74%)이 190건, 67개 고등학교 중 62곳(92%)이 484건의 재시험을 치렀다. 광주지역 70~90%의 중·고교가 재시험을 치를 정도로 고사관리가 엉망이었다는 얘기다. 2018년 한 해에만 한 중학교에서는 11건, 한 고등학교에서는 15건의 재시험이 있었다.

재시험 사유로는 출제 오류가 598건(88%)으로 가장 많았고 시험 진도 불균형 등 수업 범위 48건(7%), 감독 부주의 등 행정 실수 24건(3%) 순이었다.

한편, 시험 문답지 유출학교의 관계자는 출제 오류에 대해 “알려진 바와 달리 문제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라 정답 표기만 잘못 됐다. 교사가 애초 작성해 제출한 답안(문항정보표)에 정답 표기를 잘못해 수정한 것”이라며 “물론 이같은 일도 없어야겠지만 교사가 일을 서두르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특정 문제의 정답이 1번인데 2번으로 잘못 표기했다는 것이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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