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여울기자(그라운드 톡톡)

17년간 5·18때 홈경기 못치러 … 남행열차 부르며 달랜 울분

by 광주일보 2020. 5. 15.
728x90
반응형

[신군부, 그라운드까지 통제]
지역민 운집 부담 광주 프로야구 일정 조정 기무사 문건 확인
‘천하무적’ 해태에 지역민 대리 만족…무등야구장, 한 많은 시민 위로
KIA타이거즈로 이어지는 수십년史…시민들, 한결같은 사랑과 응원

 

해태 타이거즈 선수들이 1983년 한국시리즈에서 MBC 청룡을 4승 1패로 누르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금남로에서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올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40주년을 맞는다.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 됐지만 광주에는 ‘아픔의 이름’이기도 했다. 설움을 풀어내던 광주 그라운드에도 5·18의 흔적이 남아있다.

야구는 어두운 시대에 광주 시민들의 희망이었다.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천하무적’이었던 해태 타이거즈를 통해 지역민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고, 승자가 됐다. 무등야구장은 사연 많은 남행열차와 목포의 눈물을 부르면서 말 못 할 설움을 풀어내는 공간이었다.

그만큼 신군부에게 5월 18일의 광주 그라운드는 반갑지 않은 무엇이었다.

실제로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1999년까지 5월 18일에는 무등경기장 조명탑이 켜지지 않았다.

현재 144경기와 비교해 경기수가 적었던 당시. 5월 18일에 아예 경기를 편성하지 않기도 했고, 경기가 있던 11번의 5월 18일에는 타이거즈 선수들이 광주에 없었다.

 

1987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끌고 있는 모습.

1986년 광주에서 MBC와의 홈경기가 편성된 적이 있지만 끝내 경기는 열리지 못했다.

토요일이었던 5월 17일 타이거즈는 광주에서 MBC와 경기를 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선수들은 전주로 이동해 경기를 해야 했다. 경기 시간도 오후 5시에서 4시로 앞당겨졌다. 경기 장소와 시간 변경 배경에는 신군부의 불안과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다. ‘오월 그날’에 무등경기장에 광주시민이 모이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런 내용은 지난 2017년 공개된 국군 기무사령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5·18 대비 광주지역 프로야구 경기 일정 일부 조정’ 문건을 보면 ‘한국야구위원회는 5·17일을 전후한 광주권 안정을 위한 당국의 권유에 따라 광주에서는 프로야구 경기 일정을 일부 조정함’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조정 내용에는 5월 17일 오후 4시 광주 경기 시간을 3시로, 5·18일 경기는 아예 경기장과 경기시간을 바꾸도록 했다.

이와 함께 문건에는 ‘당국에서 당초 17, 18일 양일 경기를 모두 전주로 장소를 변경토록 요청했으나 현지 주민의 거부반응을 감안, 시간과 18일 장소만 변경’이라고 적혀있다.

또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심판에게 경기를 신속히 진행토록 조치’라는 문구도 확인할 수 있다.

5월 18일 경기가 금기시되면서 광주 시민들은 매년 돌아온 아픔의 날에 유일한 해방구였던 무등경기장에서 울분을 토해내지 못했다.

5·18에 무등경기장이 개방된 것은 지난 2000년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5월 18일에 광주에서 경기가 열렸지만 이날 공교롭게도 타이거즈는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이날 타이거즈는 한화 송진우에게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프로야구 통산 10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을 내줬다.

2000년을 시작으로 타이거즈는 5월 18일이라는 금지어를 지웠다.

시대가 달라졌고, 5·18에 대한 역사의 평가도 달라졌다. 하지만 타이거즈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은 변치 않았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 KBO의 그라운드가 희망의 장소가 되고 있다.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왕조 재건’에 나선 타이거즈가 지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위안이 되는 2020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17년간 5·18때 홈경기 못치러 … 남행열차 부르며 달랜 울분

올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40주년을 맞는다.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이 됐지만 광주에는 ‘아픔의 이름’이기도 했다. 설움을 풀어내던 광주 그라운드에도 5·18의 흔적이 남아�

kwangju.co.kr

 

1년 만에 … KIA 마운드 뒤바뀐 명암

KIA 타이거즈의 마운드 명암이 바뀌었다. 탄탄해진 선발진과 달리 빈틈 많은 불펜이 고민거리다. 지난 시즌 KIA에는 팬들을 웃게 한 ‘박하전문’이 있었다. 박준표, 하준영, 전상현, 문경찬의 성�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