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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시인 김현승과 광주, 음악가 윤이상과 통영…지역 문화브랜드가 된 예술인들

by 광주일보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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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브랜드로 한 문화자산은 지식 기반 산업의 핵심이다. 사진은 작가 최명희의 문학적 혼이 응결된 전주 최명희문학관.

김현승 시인, 국창 임방울, 음악가 윤이상, 화가 이중섭, 조각가 김영중, 소설가 최명희, 가수 김광석, ….

위에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브랜드가 된 문화예술인들이다. 저마다 예술적 성취를 이룬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빛나는 보석이다.

문화자산은 지식 기반 산업의 핵심이다. 문화자산 가운데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자산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문화예술인을 브랜드화해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지역들이 늘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한 사람의 생애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생애 자체에 대한 스토리텔링뿐 아니라 영화, 연극, 오페라, 출판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된다.

사람이 문화이며 자산인 시대, 문화예술인이 남기고 간 사유와 예술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광주일보 문학 담당기자인 박성천 소설가가 펴낸 ‘상상을 문화로 만든 사람들’(상상인·사진)은 왜 사람이 문화자산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인지를 보여준다.

책은 광주일보 문화예술매거진 예향의 ‘사람이 브랜드다’ 시리즈(2015~2016)에 연재했던 글들을 수정 보완해 엮었다. 저자는 다시 취재를 해 보충하거나 수정해 책을 엮었다. 25인의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문화가 응결된 공간을 찾아 취재한 터라 현장감이 배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경계를 넘어 예술의 한계에 도전했던 이들의 생애는 끊임없이 소환되는 특징이 있다. 특정 지역의 문화브랜드가 된 예술인들은 자연스럽게 인물 마케팅과 연계된다.

이중섭은 불운하고 불우했던 예술 인생을 상징하는 대표 화가다. 한국전쟁 발발 후 가족을 이끌고 제주도로 피난을 왔지만 얼마 후 가족과 헤어지고 질병에 시달렸다. 사선을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도 그는 예술의 불꽃을 피웠는데 당시 그가 거처했던 1.4평 짜리 방을 보고 나면 ‘지상의 방 한 칸’을 소유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느끼게 된다.

‘혼불’의 최명희는 전주가 낳은 브랜드다. 한 땀 한 땀 세공하듯 써 내려간 그의 소설은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미학이 투영돼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은 작가의 문학혼이 깃든 공간이다. 작가가 자신과 전주를 동일시하고 있는 것처럼 전주는 지역 브랜드로 최명희를 꼽는다.

‘군상’의 화가 이응노는 대전이 자랑하는 예술가다. 홍성에서 태어났지만 탯자리를 넘어 대전이 배출한 예술가로 인식될 만큼 전국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이응노미술관은 문화전당, 시립미술관 등 대전 예술의 심장부가 자리한 곳에 있는데, 대덕연구단지 등 정보산업 클러스트와 연계돼 예술과의 접목이라는 관점에서도 빛을 발한다.

커피와 고독과 눈물의 시인 김현승.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인 김창국 목사가 광주 양림교회에 부임하면서 광주에 정착했다. 생래적인 출신지는 평양이지만 문학적 관점에서 광주는 그의 문향이다. 다형의 문학 속에 드리워진 양림동은 모티브의 저수지이자 시심의 발원지다.

이밖에 책에는 시인 윤동주와 서울, 소설가 박경리와 하동, 국창 임방울과 광주 등 예술가들의 생애와 그들을 배출한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박 작가는 “생을 불살라 예술이 꽃을 피운다는 것은 더러는 죽음을 담보로 하는 가혹하면서도 지난한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더러 아픔과 고통, 실수와 번뇌, 영광과 환희도 있었을 것이다. 예술의 자양분은 결국 어느 한 감정만으로 꽃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삶으로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천 작가는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2006년 ‘소설시대’ 신인상을 수상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메스를 드는 시간’, ‘복날은 간다’, ‘하루’, 기행집으로 ‘강 같은 세상은 온다’, ‘사진으로 보는 문화역사기행’, 인문서로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연구서로 ‘해한의 세계 문순태 문학 연구’ 등이 있다.

/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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