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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5·18 40주년 주남마을의 기억과 치유 <중> 40년의 트라우마

by 광주일보 2020.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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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 아픔…“그때만 생각하면 몸서리 쳐진다”

 

13일 오전 광주시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 역사박물관 2층에서 주민들이 모여 1980년 오월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주남마을 주민들에겐 40년 전 참사는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다. “40년이 흘렀어도 그때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는 주민들은 당시의 고통을 가슴 깊이 묻어놓았을 뿐이다.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진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보듬는 것은 온전히 이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 월남동 주남마을에는 98명(40가구)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마을 왼쪽으로 ‘서당골’, 오른쪽으로 ‘고실’이라는 무등산 골짜기 사이에 자리잡은 자연부락이다.

서당골을 통해 조선대학교로 넘어갈 수 있고 고실을 넘으면 화순과 연결된다. 1980년 당시 계엄군이 주둔지로 삼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마을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평생 잊지못할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된 것도 그 때부터였다.

마을에 첫 발을 디딘 계엄군은 육군이었다. 5월 21일, 공수부대가 들어오면서 마을 분위기는 급변했다.

공수부대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주민들 통행을 금지했다. 총부리를 겨누며 아예 방 밖으로 나서지 말라고 겁을 줬다. 당시 정미소집 아들은 빼꼼히 밖을 내다보다 어깨에 총을 맞기도 했었다. 아파도 병원 가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유청애(70)할머니는 “남편이 사타구니 안쪽에 혹이 나 병원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군인들이 총을 겨누고 쏜다고 해 어찌나 무섭던지…”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 할머니는 “남편도 무서운 마음에 군인 앞에서 아픈 부위 보여주겠다며 바지를 내렸을까”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유 할머니는 “당시 교련복 입은 젊은 남자 2명이 끌려 간 것을 봤는데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나중에 교련복만 발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임희주(58)씨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다. 6월 어느날, 친구 6~7명과 놀러 간 주남저수지에서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다가 구더기가 있는 장소를 슬며시 걷어봤더니 시신의 발이 튀어나와 그대로 달아나 반장에게 말했다고 했다. 임씨가 발견한 장소는 미니버스 총격사건 부상자가 끌려가 사살을 당해 묻힌 장소다. 현재 여기에 위령비가 세워졌다. 임씨는 매년 이맘때면 꺼내고 싶지않은 기억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움을 견뎌내고 있다.

임씨는 “40년이 지나도 근처에만 가면 그때 생각이 난다”면서 “아직도 그 장소를 갈 엄두를 못낸다”고 말했다.

김복례(84) 할머니도 당시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계엄군이 전남대생을 다 죽인다는 소문에다, 마을 인근 ‘바람모퉁이’(광주시 동구 소태동 다목적센터 인근)에서 거적에 쌓인 시신 10여구를 본 뒤라 전남대 1학년생인 아들을 숨겨야한다는 생각에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한다.

심근순(90)할머니는 당시 계엄군 총소리를 잊지 못한다. 40년 전 접한 충격은 지금도 이어지면서 큰 소리만 나면 가슴이 뛰고 진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심 할머니는 “당시 계엄군 때문에 집에 가지 못하고 우리집에서 잔 손님이 있었는데, 밤에 화장실을 갔다가 총소리 때문에 아침까지 화장실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면서 “그 총소리를 잊지 못해 아직도 큰 소리만 나면 놀란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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