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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잦은 고장’ 한빛원전 수명 연장?…지역민 근심 커진다

by 광주일보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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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만료 3~4년 앞둔 한빛1·2호기
고장·사고 집계된 것만 100건
격납건물 시멘트 공극 수십개에
철판 결함 1000개 등 부실 흔적
노후 원전 연장 방침에 불안감

수명 만료 3~4년을 앞두고 연장이 논의되고 있는 영광 한빛원전. <광주일보 자료사진>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한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산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노후 원전의 설계 수명 연장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윤 당선인은 대선기간 안전성 검토를 거쳐 2030년 이전까지 최초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0기의 가동 연장을 공언했는데, 여기에는 1985년 12월, 1986년 9월 운영허가를 받은 영광 한빛원전 1, 2호기도 포함된다.

파장이 큰 이슈여서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 2호기 등은 설비 안전성 평가 결과 등이 담긴 보고서 검토를 거쳐 가동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지만, 영광 등 지역사회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빛 1, 2호기가 잦은 고장과 크고 작은 사고를 수시로 일으킨 노후 원전인데 설계 수명을 넘겨서까지 가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다.

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영광에는 한빛 1호기부터 6호기까지 모두 6기의 원전이 설치돼 있다. 이 중 3기는 현재 설비 고장, 정기 점검 등의 이유로 가동이 일시 정지된 상태다.

이 가운데 수년 내 40년의 설계 수명이 끝나는 것은 한빛 1호기와 2호기다.

각각 1985년 12월과 1986년 9월 운영허가를 받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2025년, 2026년 퇴역하게 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한 새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장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 4일,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애초대로라면 내년 4월 폐쇄 예정이던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을 원안위에 신청하는 등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지역에서는 윤 당선인 임기 내 수명 만료되는 한빛 1, 2호기 역시 수명 연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명 연장 가능성이 커진 한빛 1, 2호기가 잦은 고장과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켜 지역에서 ‘근심 덩어리’로 여겨진 탓에 벌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한빛 1, 2호기는 최초 가동 이래 현재까지 100건 이상의 크고 작은 고장과 사고를 냈다.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5월 한빛 1호기에선 원자로 통제 핵심 장치인 제어봉 낙하사고가 발생했다. 낙하사고로 원자로 출력이 급증하면서 잠시나마 폭발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같은 해 2월 한빛 2호기에선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가 문제를 일으켰다. 또한 한빛 1, 2호기 격납건물(돔) 시멘트에서는 수십개의 공극(빈 구멍)과 1000여개가 넘는 철판 결함 등이 발견돼 부실시공 흔적까지 드러난 상태다.

박응섭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소장은 “새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설계 수명이 만료한 노후 원전 정비를 거쳐 가동연장을 공언했다는 점에서 크게 놀랄만한 사실은 아니다”면서도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노후 원전 가동 연장 움직임이 시작된 만큼 지역사회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영광 한빛 1, 2호기의 수명 연장 역시 광주와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다.

지난 2014년 10월 광주전남 환경단체가 한빛원전 앞에서 날린 방사능 풍선이 1시간 만에 28㎞를 날아간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단체는 한빛원전과 직선거리로 약 35㎞ 떨어진 광주에도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히면서 “광주시민들도 영광 한빛원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광주시도 시민 보호를 위한 방사능 사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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