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마라톤 참가 청각장애인 이동주씨
5년 전 마라톤 입문 “달리는 즐거움 잊을 수 없어”
시장애인체육회 육상선수 활동 “10㎞ 34분대 목표”
3일 광주일보 전국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이동주(31·광주달리기교실)씨는 누구보다 큰 꿈을 품고 코스를 달렸다.
이씨는 청각 장애 및 발달 장애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달리는 데 전혀 불편할 게 없다”며 10㎞ 코스에 도전, 35분 19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씨는 “4㎞ 정도 달렸을 때부터 조금 힘에 부쳤는데, 5㎞를 넘어서자 제 페이스를 찾았다. 마지막 구간에서는 죽을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며 “목표한 기록 시간은 34분대였는데, 아쉽게 19초를 넘겼다”고 웃었다.
이씨는 5년여 전부터 마라톤을 뛰어 온 ‘달리기 마니아’다. 평소 운동을 좋아했던 이씨는 지난 2017년 광주달리기교실을 찾아 마라톤을 배우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광주달리기교실은 광주-대구 간 ‘달빛 동맹’으로 맺어진 마라톤 단체로, 지역감정과 선입견, 편견을 깨고자 해마다 교류 행사에 앞장서는 단체다.
기록 보다 마라톤을 즐기는 법을 익히고 동호인들과 교류하는 장이다. 별도 입회비 없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들은 기록을 단축하는 법, 부상 없이 달리는 법, 달릴 때의 올바른 자세 등을 배우고 있다.
이씨가 이 곳에서 달리기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건 달리기만의 ‘즐거움’ 때문이었다.
그는 “온 몸이 땀에 흥건히 젖었을 때, 달리면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때 정말 기분이 좋다. 그 즐거움 때문에 달리기를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단순히 기록을 높이는 것보다 더 큰 꿈이 있다. 함께 달리는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 조절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이씨는 현재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육상 선수로 활동하며 꿈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우수선수지원사업 및 장애인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우수 선수로 선정돼 훈련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광주달리기교실에서도 이씨는 알아주는 ‘노력파’다. 고영석 광주달리기교실 회장은 “동주는 평소에도 굉장히 열심히 운동을 해서 회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며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회원들 모두 동주를 응원하고 있다. 원하는 꿈을 꼭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안에 10㎞ 코스를 34분에 주파하는 게 목표다. 열심히 달리겠다”며 “아직 부족한게 많은데, 정성으로 달리기를 지도해 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신 광주달리기교실 회원들에게도 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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