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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이순학 문화콘텐츠그룹 잇다 대표 “청각장애인 ‘디지털 접근권’ 위해 만들었죠”

by 광주일보 2022.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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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 ‘디지털 듣기평가’ 제작
IT 용어부터 신조어까지…유튜브 등에 영상 42편 업로드

문화콘텐츠그룹 잇다가 지난 3일 한국수어의 날을 맞아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수어 콘텐츠 ‘디지털 듣기평가’를 제작했다.

수어는 손짓 등 신체 신호를 통해 뜻을 전달하는 ‘보이는 언어’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로 인정받으면서 수화(手話)가 아닌 수어(手語)가 공식 명칭이 됐다.

‘디지털 듣기평가’는 한국방송통진전파진흥원(KCA)과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시청자미디어재단 등과 협업해 제작됐다.

주요 콘텐츠는 ‘디지털 단어장’이다. 짐벌·달리·윈드스크린 등 장비 관련 용어, 레이어·스포이드·커서 등 프로그램 용어, 초상권·워터마크·저작권 등 추상적 개념 용어까지 다양한 신조어들을 표현한 수어를 배울 수 있다. 영상은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에 총 42편 업로드될 예정이다.

이순학(39) 잇다 대표는 “사전조사 결과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영상 촬영과 디지털 편집, 온라인 콘텐츠를 익히기 어려워했다. 유튜브 등으로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시대라지만, 청각장애인들은 그나마도 자동 생성된 어설픈 자막으로만 배워야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용어를 표현할 수어 단어가 없다는 점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명확한 설명을 들을 수도 없는 디지털 세계는 그간 청각장애인들에게 ‘벽’으로 다가왔다는 것. 최근 디지털 신규용어가 생겨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데 비해 이를 표현할 한국 수어는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국가에서 2008년 이후 디지털 관련 수어 개발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며 “이번 콘텐츠는 청각장애인을 가로막는 디지털 벽을 허물고 ‘디지털 접근권’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황현철 광산구장애인복지관장, 나두호·최연서 광주장애인종합복지관 수어통역사, 문세임·김지영 광주KBS 수어통역사, 이샛별 칼럼니스트 등 6명의 자문단을 모아 1년 동안 자문 회의를 했다. 이를 통해 164개 신조어를 표현하는 수어들을 수집하고, 그 중 표현이 명확한 것 70여개를 현직 교사들의 수업 영상으로 설명했다.

“수어도 사투리처럼 지역마다 조금씩 표현이 다릅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신조어를 가리키는 표현들이 비교적 많이 있었지만, 그나마도 화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죠. 최대한 짧고 간단하면서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표현들로 단어장을 꾸렸습니다.”

이 대표는 “유튜브 뿐 아니라 협업 기관을 통해 미디어 교육기관으로도 온라인 제공할 계획이다”며 “IT에 관심 많은 청각장애인 청소년들이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민간에서 개발한 수어라 공식 수어로 인정받을 순 없지만, 언젠가 국가에서 공식 새 수어를 만들 때 참고할 만한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잇다는 올해로 9년째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으로, 영상미디어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줘 왔다. 그동안은 광산구 지적발달장애인 복지협회와 협업해 미디어교육, 장애인을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해 왔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쉽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저희가 수집한 단어는 디지털 세계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해요. 장애인·비장애인 간 정보 격차 없이 디지털 세계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새 수어를 정립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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