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 줄고 이상기후도 한몫···광주 우럭 ㎏당 위판가 1만9640원
늦장마·더위에 딸기 모종 고사···마트 500g 한 팩에 1만2900원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에서 20년 동안 중도매인으로 일해온 A(49)씨의 수조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우럭(볼락)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초 우럭 시세는 ㎏당 2만원이었지만 연말부터는 2만5000원으로 올랐다. 횟집에서 맛보는 우럭 가격은 3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뛰었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수요가 늘면서 우럭 횟감을 찾는 고객은 부쩍 늘었지만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처지에 놓였다”며 “지난해 수요 급감을 예상한 양식업계가 치어를 대폭 줄이면서 물량 부족 현상은 설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생산량 급감으로 식당에서는 국민 횟감으로 꼽히는 광어와 우럭을 메뉴에서 지우고, 딸기도 비싼 가격 때문에 식탁에서 사라지고 있다.
바다에서는 수온 상승, 땅에서는 늦장마와 고온현상 등 이상기후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수협 광주공판장에 따르면 이달 공판장에서 거래된 우럭(활어) 평균 위판가는 ㎏당 1만964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4479원) 보다 35.6%(5161원) 급등했다. 지난 2020년 1월 평균 위판가(1만255원)에 비하면 2배 수준으로 뛴 가격이다.
우럭 수급난을 맞은 지난해 11월에는 가격이 ㎏당 2만2592원까지 뛰었다.
이 같은 우럭 고물가는 출하량 부족에서 비롯됐다. 지난 2020년 광주공판장에 우럭은 11t 위판됐지만, 이듬해에는 4t으로 반토막 났다. 물량 급감을 겪으며 연평균 위판가는 1만890원에서 1만5737원으로, 44.5%(4787원) 급상승했다.
또 다른 국민 횟감으로 꼽히는 광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달 ㎏당 광어 위판가는 1만8214원이다. 연평균 위판가는 2020년 1만5536원에서 지난해 1만9073원으로, 22.6%(3510원) 올랐다.
일부 횟집에서는 광어와 우럭을 아예 메뉴에서 지우기도 했다. 기존 가격대로 팔자니 남는 게 없고,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들이 빠져나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양식수산물 매출 급감을 만회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판매가 곳곳에 벌어졌던 1년여 전과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오징어의 경우 마리당(활어) 평균 가격은 지난 2020년 5021원, 2021년 6178원이었지만 이달 초 9769원으로 뛰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연안 수온이 해마다 오르면서 오징어 수확도 그만큼 줄고 있다. 일선에서는 고정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출항을 포기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생산량 급감에 가격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또 다른 품목은 딸기다.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가 집계한 지난해 10~12월 전남지역 딸기 판매량은 1921t으로, 전년 같은 기간(5248t) 보다 44.3%(-2327t) 줄었다.
월별로 보면 2020년 전남농협 딸기 출하량은 10월 1963t→11월 703t→12월 2582t이었지만, 지난해는 10월 433t→11월 494t→12월 994t으로 급감했다.
딸기 출하량이 급감한 데는 늦장마와 고온현상으로 10월 초까지 딸기 모종이 많이 말라 죽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딸기 주 출하 시기는 11월부터 3월까지인데, 다시 심은 모종도 한파로 성장 속도가 더뎌 수확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농수산물 수급 불안정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광주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광어회 1팩(400g 내외) 가격은 지난해 1분기 2만9800원이었지만 같은 해 4분기 3만1800원으로, 6.7%(2000원) 올랐다.
딸기 500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1만900원에서 올 초 1만2900원으로, 18.3%(2000원) 뛰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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