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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기자

헬기 탄흔·추억 서린 난간…5·18 역사와 기억 한눈에

by 광주일보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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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관 앞둔 ‘전일빌딩 245 ’미리 둘러보니]
전일다방 대신 전일살롱으로
난간 자재로 벤치 만들고
붉은 벽돌 굴뚝 모습 그대로
VR체험·디지털정보도서관 등
미래세대 발길 잡는 콘텐츠 다양
새 이름 탄흔 갯수 축소 우려도

 

전일빌딩이 오는 29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전일빌딩 245’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문을 연다.

개관을 앞둔 19일 둘러본 ‘전일빌딩 245’는 전일빌딩만의 역사적·장소적 가치를 건물 곳곳에 드러냈다. 과거를 간직하고 현재에 담아내고 미래에 전달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였다.

 

전일빌딩 9층 벽면에 부착된‘19800518’

 

◇역사성 담은 건물로=문을 여는 전일빌딩 245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의 헬기 사격을 입증하는 상징적 현장임을 확인하는 전시·시설물로 채워졌다.

10층에 꾸며진 ‘1980518’ 이라는 전시관은 입구에 80년 5월 ‘그날’의 상황을 상기시키는 모형헬기를 전시, 관람객들을 맞는다. M60 기관총을 장착한 UH-1H 모형헬기다. 9층에는 헬기사격 증언을 토대로 40년 전인 1980년 5월 27일 전일빌딩 헬기사격을 멀티 어트랙션 영상 쇼로 체험할 수 있도록 1980년 당시 금남로 일대를 축소모형으로 설치했다.

당시 헬기 총격 흔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프롤로그, 증거~목격~왜곡~기록~진실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는 형태로 조성한 9층 전시 공간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4차례 조사(2016~2017년)를 통해 찾아낸 헬기 사격의 증거인 총탄 자국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9층과 10층의 공간을 터 조성한 ‘19800518 기념전시관’의 10층 매달려 있는 헬기의 모습. 80년 당시 헬기가 전일빌딩을 향해 사격하는 상황을 재현했다.

 

◇장소적 가치 확인할 수 있는 건물로=전일빌딩은 옛 전남도청과 광장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으로 마주한 곳에 위치,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온몸으로 기억하는 생생한 역사 현장을 지켜봤던 건물이다. 80년 5월 18일, 계엄군은 옛 전남도청 앞 광장과 전일빌딩 앞 금남로에 저지선을 구축해 놓고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5월 21일에는 전일빌딩에 배치된 공수부대가 밖으로 집중사격을 가해 많은 사상자를 낸 곳이기도 했다.

언론인들의 취재현장이기도 했다. 시민군의 저항과 계엄군의 진압을 한눈에, 안전하게 볼 수 있는 위치와 높이였기 때문에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와 계엄군의 진압현장을 촬영하기도 했다. 1928년부터 2004년까지 76년간 5개의 신문사가 전일빌딩과 또는 빌딩 자리에서 신문을 발행했고 1968년 전일빌딩이 건립되기 전, 광주일보(일제강점기관보 성격의 일본어판 신문, 1928~1941), 전남신보(5년), 호남신문(16년)이 신문을 찍었으며 이후 옛 전남일보(18년), 전일방송(VOC), 광주일보(24년)가 자리했던 곳인 ‘언론의 시원지’이기도 하다.

3층에 마련된 디지털정보도서관, 시민갤러리에서는 이같은 전일빌딩이 갖는 장소적 가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일빌딩 리모델링 당시 해체했던 창틀을 재활용해 5·18의 진실을 알리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40년 전 흔적 곳곳에=전일빌딩 지하에서 지역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전일다방은 전일살롱으로 바뀌어 다시 운영된다. 광주시는 상표권이 등록된 전일다방 대신, 전일살롱으로 이름을 바꾸고 민간위탁업체에 운영을 맡겨 당시 인기를 끌었던 쌍화차, 마즙도 판매할 계획이다.

40년 전 소품들도 곳곳에 남겨놓았다. 1층 휴게공간에 마련한 벤치는 전일빌딩 난간 자재를 재활용했고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40년 전 난간 손잡이를 그대로 유지했다.

9층과 10층 5·18 전시 공간에 설치된 창틀, 문짝 등도 전일빌딩 철거 당시의 물건 그대로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했다. 8층에서 옥상으로 이어지는 테라스에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굴뚝도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리모델링했다.

또 민방위 훈련시 사용했던 총기보관함 상자를 활용, 10층 휴게 의자를 만들었고 철거 당시 나온 소방배관·배관파이프 등도 소중한 역사의 상징물로 다시 탄생했다.

◇미래 세대 발길 잡는 첨단 콘텐츠도=첨단장비와 최첨단 디지털 장비들도 갖췄다. 1층 로비 천장은 ‘캔버스 245’라는 미디어 천장으로 꾸며져 본인이 원하는 사진과 메시지를 입력해 천장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2층 VR 체험시설로는 광주의 대표 관광지 5곳을 360도로 체험할 수 있고 3층 ‘전일도서관’ 자리는 디지털 정보도서관으로 바뀌어 65인치 대형 TV로 DVD영상을 즐길 수 있다. 세미나와 영상회의 등 다양한 그룹활동을 지원하는 그룹실도 갖췄다. 8층 ‘전일생활문화센터’에는 유튜버들의 녹음 가능한 소리작업실 등을 마련, 젊은층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1980년 5월27일, 전일빌딩을 점령한 계엄군과 YWCA에 위치한 시민군의 교전 장면을 담은 3층의 5 18과 언론 전시관.

 

◇일부 아쉬움도=우선, ‘전일빌딩245’라는 설명이 미흡하다. 자칫 현재까지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245개의 탄흔이 헬기에서 발사한 모든 탄흔 숫자로 축소, 오해할 수 있는 점도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다.

과거 YWCA가 있던 방향 전일빌딩 3층에 남아있는 13발 가량의 칼빈 소총 탄흔 기록도 확인하기 어렵다.

10층 전시공간에 꾸며놓은 ‘지상군과 헬기의 발포 타임라인’의 경우 지상군 발포 시각과 헬기사격 시각을 섞어놓으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해당 타임라인도 ‘2017년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결과보고서’가 아닌, 특정 언론사의 언론보도로만 출처를 작성해 공신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5·18전시관 10층은 복층 구조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경사로 배치 등이 미흡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일빌딩245는 광주의 대표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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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0주년 생명의 메아리로 되살아난다

코로나 사태로 올해는 5월 전야제를 비롯한 문화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됐지만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열기만큼은 뜨겁다. 꽃다운 청춘들이 스러져 간 그날의 상흔은 오늘, 생명의 메아리로 되살아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18 40주년을 맞아 평화와 인권을 가치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5월에는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키네틱 미디어아트 전시가 진행된다. 복합 1관에서 ‘아시안 무브먼트’를 주제로 열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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