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40년 애독자 이봉규 치과원장]
신문 펼치며 하루 시작…12·12사태·5·18 등 역사 함께 해
지역민 정서 오롯이 담겨 친근…문화매거진 ‘예향’도 열혈 구독
광주시 백운동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이봉규(59·서구 치평동) 원장은 매일 오전 9시 광주일보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치과 의사 경력 29년차인 자신의 이름을 딴 이봉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병원 문을 열기에 앞서 광주일보를 통해 새 소식을 접하는 게 일상이 됐다. 이씨는 “광주일보는 중앙지나 다른 매체에선 찾아볼 수 없는, 지역민들의 정서를 오롯이 담은 신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씨는 전남대 치의학과에서 공부했던 1980년부터 광주일보를 구독했다. 12·12사태, 5·18민주화운동 등 정치적 소식을 듣기 위해 광주일보(옛 전남일보)를 찾았던 게 어느덧 40년 전 추억이 됐다.
“호남 지역, 광주는 역사적 흐름에서 보면 늘 소외된 피해자였어요. 방송에서도 편파적인 이야기만을 보도하던 시절, 지역민의 가슴 아픈 심정을 대변해 준 것이 광주일보였지요. 호남 지역지 중 가장 인기있는 신문이 광주일보이기도 했습니다.”
20대 당시 쌍나팔 기사와 만화, 만평을 제일 먼저 챙겨보던 이씨는 이제 정치, 경제, 사회 분야 모두를 고루 살펴보는 애독자가 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시대지만, 이씨는 종이 신문을 고집한다. “신문을 읽는 것은 종이책을 읽는 것과 같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신문만의 장점이 있어 찾아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기사는 정독이 잘 안 되고, 쓱 읽어본 뒤 금방 잊어버리곤 해요. 반면에 신문을 읽을 땐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촉감·소리·냄새 등을 함께 느끼며 입체적으로 읽게 됩니다. 그 덕인지 신문 기사는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깊이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는 것도 장점이지요.”
이씨는 기억에 남는 기사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며 광주 지역거점병원에 대구의 확진 환자들이 찾아오던 날의 기사<광주일보 3월 5일자 3면>를 떠올렸다.
이씨는 “의료인으로서 언젠가 코로나19 외 다른 어떤 감염병이 유행하더라도 광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기사였다”며 “이 같은 소식은 지역 언론이 말해줘야만 알 수 있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광주일보 문화매거진 ‘예향’의 열혈 구독자이기도 하다. 예향을 통해 먹거리, 문화계 인물, 숨은 여행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주말이면 예향에 소개된 명소로 가족끼리 여행을 가기도 한다.
이씨는 “옛날 ‘빨갱이’ ‘깡패’ 등 오명을 쓰고 기피 지역으로 몰렸던 호남이 요즘 전국 곳곳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꿋꿋이 호남을 알려 온 광주일보가 세운 업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나를 믿고 진료받으러 오는 환자들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도망가지도 못한다(웃음)”며 “광주 시민으로서 호남 소식 1번지 광주일보를 앞으로도 꾸준히 구독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정론지로서 사실을 왜곡·편향 없이 밝혀내고, 잘못된 것을 꾸짖으며 미래 지향적인 뉴스를 생산하길 바란다”는 등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100년 신문을 향하는 광주일보가 앞으로도 펜으로 세상을 바로잡고, 기성세대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에게도 호남의 등불로 자리잡길 기대합니다. 우리 후손이 더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풍요로운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광주일보가 앞장서서 호남을 이끌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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