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 역대 대선 호남 득표 분석
박빙의 승부땐 호남 표 결집 여부가 여야 승패 좌우
민주, 텃밭서 90%대 압도적 득표하면 정권 재창출
국민의힘, 불모지에서 10% 넘기면 정권 교체 가능
내년 3월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번 대선은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를 두고 진보와 보수 간 진영 대결로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이면서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호남 민심의 결집 여부가 차기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야 간 ‘호남 민심 잡기’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호남 표심 결집 여부로 인해 승패가 갈린 경우가 적지 않아 여야 모두 호남 민심 향배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선거 가운데 득표율 2%∼3%포인트 안팎으로 승부가 결정된 선거는 모두 세 차례였다. 이들 박빙의 승부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선거에는 항상 호남 표심의 결집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선거는 제15대 대선이었다.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27%의 득표율을 얻어 38.74% 득표에 그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1.53%포인트 차이로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득표수 차이는 39만557표였다. 당시 김대중 후보의 승리 배경에는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깔려있었지만, 호남에서 90%이상의 압도적 득표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광주에서 97.28%, 전남에서 94.61%, 전북에서 92.28% 등 호남 표심이 결집하면서 서울과 인천·경기 등 상대적으로 호남 향우가 많은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회창 후보는 광주에서 1.71%, 전남과 전북에서는 3∼4%대 저조한 득표율에 그쳤다.
16대 대선에서도 2.33%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8.91%의 득표율을 기록, 한나라당 이회창(46.58%) 후보를 제쳤다. 노 후보는 당시 광주에서 95.17%, 전남 93.38%, 전북 91.58%의 득표율을 얻으며 호남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는 앞선 15대 대선때 보다 호남에서 득표율이 오르긴 했지만, 광주 3.57%, 전남 4.62%, 전북 6.19%에 그쳤다.
18대 대선에서도 3.53%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55% 득표율로, 48.0%의 득표에 그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광주에서 91.97%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전남과 전북에서는 각각 89.28%, 86.25%의 득표율을 얻었다. 당시 호남에서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앞선 15·16대 대선에 비해서는 표심 결집이 덜 했다는 평가였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역대 보수정당 대선 후보 최초로 광주에서 7.76%, 전남에서 10%, 전북에서 13.22% 등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처럼 역대 대선에서 호남의 표심이 똘똘 뭉치면 민주당이 정권을 창출했고, 호남 표심이 결집하지 않으면 보수정당이 정권을 잡는 결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호남 표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 표심의 결집으로 정권재창출을 이루느냐, 아니면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10%대의 득표율로 ‘선방’(善防)하며 정권교체에 나설 수 있느냐 여부는 향후 호남 민심의 움직임에 달려있다”면서 “여야와 대선 후보들 모두 호남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진정성과 함께 호남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 및 공약 제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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