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기온·일조량 등 지리적 특성 장점 고품질 ‘작약’ 생산
2012년 지리적 표시등록, 유망소득 작목으로 집중 육성
전남생약조합 전량 수매, 인삼공사 등 90여 거래처에 공급
진통·해열·지한 등 효능…복통·월경 불순·대하증 등 치료
재배부터 가공·판매까지 전과정 생산자 준수기준 마련도
오래 전부터 화순에서 자생한 것으로 알려진 작약이 고소득 약용작물로 부상하고 있다. 화순의 최적의 토양과 기온, 일조시간 등 지리적 특성이 잔뿌리가 적고 뿌리가 곧은 약성 강한 고품질의 작약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화순 작약은 지난 2012년 4월 지리적표시등록 임산물 제42호로 등록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화순군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2억2000만원을 투입해 24ha 규모의 작약 식재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 적극 육성해왔다.
동복권역 15ha, 백아권역 10ha, 이양청풍권역 10ha , 동면권역 5ha 등 모두 40ha에 작약재배단지가 조성돼 있으며, 꽃재배와 함께 대규모 작약단지를 사진 명소로 만들어 관광자원화에 나설 계획도 마련했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약성이 강한 작약 뿌리를 가공 및 포장해 상품으로 출시하는 등 210개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자생약초지도에 자생 기록, 화순 기후와 토질에 적합=전남도 자생약초지도에는 화순군에 작약이 오래전부터 자생했다고 기록돼 있다. 자생약초지도는 현재 전남지역에서 재배 중이거나 자생하고 있는 50여종의 약초를 지도에 표시한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서인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증자료를 분석해 만들었다. 또 조선 후기 재정·군제 설명서인 만기요람의 ‘재용편’에서는 혜민서 공물로 호남지역의 작약이 기록돼 있으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전라도 공물 약재에 작약 및 목단피가 적혀있다. 그만큼 화순 작약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화순의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시간, 작약 생육에 적합한 토질 등이 작약의 약성을 높이고 자생할 수 있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4.6도로 비교적 온난한 편이며, 작약의 성장기 및 성숙시기인 6~9월의 기온과 겨울철 기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아 저온으로 인한 피해가 없어 작약을 재배하기에 적당하다는 것이 화순군의 설명이다. 6월~9월 일조시간이 668시간으로 타 지역에 비해 높은데다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며 유기질 함량이 높은 사양토·식양토가 화순의 88%에 분포돼 있다는 점도 고품질 작약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화순군 고소득 약용작물 작약 적극 육성, 대표 특산물로 부상=화순에서 작약을 재배하는 농가는 210개 농가(재배면적 48ha)에 이른다. 그 가운데 4년차 식재농가인 80개 농가(13ha)가 올해 350t을 생산해 전남생약조합이 kg당 2900원에 전량 수매했다.
전남생약조합은 이 작약을 인삼공사, 한국콜마 등 90여개소에 공급한다. 화순군은 기준 목표단가인 kg당 3500원을 유지하기 위해 지리적표시등록 품목 육성비를 지원하는 등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작약 식재 비용을 지원하고, 올해는 종근 구입비 ㎡당 1000원(보조 500원), 피복 멀칭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작약 뿌리의 외형은 흰색 또는 갈색이고 주름 등이 있으며, 횡단면은 유백색 또는 갈색이며, 맛은 조금 달고 나중에 떫으며 약간 쓰다. 작약 뿌리에는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 파에오놀(paeonol), 파에오닌(paeonin), 안식향산, 아스파라긴, 지방유, 탄닌(tannin), 베타-시토스테롤(sitosterol) 등이 함유돼 있다. 진통, 해열, 이뇨, 조혈, 지한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 복통, 위통, 두통 등에 효능이 있고, 설사 복통, 월경 불순, 대하증, 식은땀을 흘리는 증세, 신체 허약, 치통 등의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화순 작약꽃도 지난 2019년 3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지째 꺾은 꽃을 판매할 목적으로 재배하는 작약을 ‘절화 작약’이라고 한다. 화순군은 절화 작약의 재배 농가 육성을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 4개 농가가 시설 하우스 0.4ha에서 재배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작약은 주로 뿌리를 한약재로 이용해 왔지만, 최근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 꽃꽂이 소재로 활용되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가 소득 작물로 부상하면서 재배 농가가 증가했다. 작약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꽃이 크고 탐스러워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며, 절화용으로는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품종이 개발돼 있다.
◇지리적 표시등록 이후 화순 작약 경쟁력 높이기 위해 투자=화순군은 화순 작약이 지난 2012년 지리적표시등록 제42호가 된 후 작약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최근 전국적으로 작약 식재가 증가해 가격 하락도 예상되지만, 점진적으로 타 지역 재배 면적 감소로 향후 가격 상승이 예측되기 때문에 소득 보전 대책 등을 통해 현재의 재배 면적이 유지될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목표기준단가를 정해 재배 농가가 희망하는 수매 가격을 보전해주고 단가 하락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또 높은 작약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농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화순 작약의 재배에서부터 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생산자가 준수해야 할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 장흥 천연자원연구센터의 세척·건조·표준화 시설인 천연물건조지원동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스티커 제작, 각종 포장재 문구 삽입 등을 통해 전통 있는 지역특산 약재 작약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작약을 10대 한약초로 선정해 매년 꾸준히 육성해 왔는데, 현재 동복면을 비롯해 13개 읍면 40ha 면적에 보급돼 전국적으로 작약 최대 재배 주산지”라며 “최근 들어 화장품 원료 등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대표적 약용작물로, 10a당 총수입이 800여만 원으로(4년 재배) 벼농사 대비 4~5배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화순=조성수 기자 cs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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