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4일까지 우제길미술관
‘오방색, 한지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크고 작은 다채로운 한지가 겹쳐지고,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화면은 오묘하다. 다양한 색들이 자연스레 서로 스며들며 숱한 표정을 만들어내고, 마치 수묵화의 은은한 번짐처럼 편안한 기운을 전한다.
선배 작가의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온 우제길 화백이 10여년전부터 진행해온 한지 작품으로 미술 애호가들을 만난다. 무등산 자락 우제길미술관은 오는 10월4일까지 ‘색한지가 가을을 부르다’를 주제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오방색의 색면추상 15점이 나왔다. 한지는 우 화백의 마음을 오래전부터 사로잡았다. 한지야 말로 장인정신의 상징이라고 생각했고, 한지가 전해주는 느낌 자체가 ‘자연’을 연상시켜 마음이 갔다.
판넬 위에 하얀 배접을 한 후 한장 한장 붙여나간 한지는 칼, 가위 등 인위적 도구를 이용해 반듯하게 잘라낸 게 아니라 작가가 직접 물에 묻혀 손으로 잘라내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눈에 띈다. 특히 다양한 색감의 배치는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아름다운 오방색 한지는 크기와 색깔의 배열이 어우러져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내며 부드러운 색감이 서로 자연스레 스미면서 한지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우 화백은 초창기 한지 작업에서는 마감재를 칠했지만 최근에는 ‘종이가 차츰 변해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생각에 마감재를 칠하지 않고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또 각각의 작품에는 우화백의 트레이드 마크인 ‘빛’의 이미지를 넣어 한지의 속성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화면을 선보인다.
우 화백은 “ 전통 색한지의 독특한 물성에 매료돼 작품 제작과 전시를 해왔다”며 “오방색 색한지가 만들어내는 화면은 때론 의도치 않은 조형성으로도 발현돼 작품 제작하는 즐거움도 준다”고 말한다. 관람시간오전 11시 부터 오후 5시까지.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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