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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최영주 조선대 교수 “청각장애 어린이 수어 교육받을 수 있게 해야죠”

by 광주일보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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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용 수어 교재 개발
외국어 같은 한국어 중심 교육에 언어개념 형성 잘 안돼
증강현실 기술 접목한 한국어·영어 교재 4종 개발 박차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는 청각장애인 김경철씨였습니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행으로 목숨을 잃을 때까지 한마디 항변조차 못했지요.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제1언어’ 수어를 익히고,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조선대 언어융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주(54·사진) 조선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최근 초·중학생 위한 수어(手語)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 교수는 “지금도 비장애인을 위한 수어 책은 많지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교과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특히 언어 발달에 중요한 초·중학생 시기에 제1언어, 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이끄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연구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오는 8월 1년차를 맞는다. 수어 자료를 수집한 뒤, 한국어와 영어 교재 총 4종 샘플을 만드는 것까지 총 3년 동안 진행될 계획이다. 

최 교수는 비장애인 학교를 다니는 어린 청각장애인들이 한국어를 중심으로 교육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어를 비장애인처럼 구사하기 어려운데도 제1언어로 쓸 것을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입술을 읽어서라도 발음하는 법을 배우라’고 배우곤 합니다. 듣지는 못해도 소리는 내 보라는 거예요. 제1언어조차 이해하기 힘드니, 언어 개념 형성이 잘 안되는 건 당연한 흐름이죠. 먼저 본인의 언어를 충분히 발달시켜야 다른 언어도 수월하게 익힐 수 있습니다.”

수어는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가 됐다. 최 교수는 수어 또한 하나의 언어로서 한국어·영어 등 언어와 차이가 있으며, 알맞는 교육 방식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짚었다.

“어휘가 다르면 자주 쓰는 단어·문장도 달라지게 마련이죠. 예컨대 ‘참깨’는 한국어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가 아니지만, 수어에서는 자세하다, 자세히, 세밀하다 등 여러 뜻과 품사로 자주 쓰입니다. 이런 어휘들을 한국어와 똑같은 순서로 가르치면 안되죠.”

최 교수는 ‘말뭉치’를 활용해 어휘 사용 빈도를 분석하고 있다. 말뭉치는 ‘코퍼스’(corpus)로도 불리며, 특정 언어의 단어나 문장 등을 모아 구축한 일종의 데이터베이스(DB)다. 해당 단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자주 쓰이는지 파악하는 데 주로 쓰인다.

“내년까지 한국수어 자료 약 700건을 수집할 계획이에요. 어절로 치면 총 30만 어절 분량을 모으는 거죠. 특정 단어·문장을 넣으면 곧장 확인할 수 있도록 영상으로 저장하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언어인 수어의 특징을 살려 ‘증강현실(AR)’ 기술도 접목한다. 대화 앞·뒤 맥락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현장감까지 더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번 교재가 추상개념을 익히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3학년, 중학교 2학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구현이 잘 된다면 일반 교재 내 샘플로도 넣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언어학을 연구하면서 가장 보람찬 연구라고 생각해요. 청각장애인들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열정과 자부심이 생깁니다. 교재 외에도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와 문화를 수집하고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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