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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기자

[군산 신시도를 가다] 자연휴양림·벽화골목···전통의 섬에서 관광의 섬으로

by 광주일보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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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방조제 준공···섬에서 뭍으로 탈바꿈
주차장·도로 확장 등 관광객맞이 한창
벽마다 1970~80년대 추억 담은 그림 가득
고군산군도 한눈에···바다와 산 함께 즐겨

지난 2010년 4월 33.9km에 달하는 새만금방조제가 군산 앞바다의 비응항과 고군산군도를 하나로 이었다. 고군산군도 가운데 가장 큰 신시도는 바다 한 가운데 있다가 뭍이 됐다.

바다 한 가운데 있던 섬이 뭍이 되었다. 33.9km에 달하는 새만금방조제가 군산 앞바다의 비응항과 고군산군도를 하나로 이은 것이다. 군산 앞바다의 고군산군도 가운데 신시도를 시작으로 단등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까지 한 번에 차로 내달릴 수 있게 됐다.

신시도는 선상낚시와 숙박 연계 프로그램이 특색있는 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마을에서 1박을 하면서 선상낚시를 즐기고, 낚시 잡은 수산물을 이용해 식사를 준비해주는 체험이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체험소득으로 전국에서 손꼽혔던 마을 중 하나다. 이 섬의 이름은 신시도(新侍島), 말 그대로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새롭게 관광명소로 거듭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난 3월 24일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까지 개장하면서 어촌휴양의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멀리 횡경도가 있어 태풍 등 센 바람을 막아줘 아늑한 곳이라는 뜻에서 지풍금, 신치(新峙), 심리(深里) 등으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 지금의 명칭을 얻게 됐다고 전해진다. 신치산에는 신라 3대 문장가 중 한 명인 최치원이 단을 쌓고 글을 읽어 그 소리가 중국에까지 들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개무덤이 있어 청동기시대 이전부터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사가 오래된 섬이다. 중국과의 무역과 외교의 길목이었으며, 한편으로는 왜구의 침략이 극심했던 지역이기도 했다.

지난 3월 개장한 국립신시도휴양림에는 매주 1,000여명의 외지인이 찾고 있다. 휴양림과 어촌이 어우러져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바다와 산, 역사·문화자원 등에, 다양한 수산물까지 나오는 신시도는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까지 조성되면서 국민 휴양지로서의 완벽한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신시도는 근해 연안어업의 중심지로, 인근 수역은 서해 다른 지역에 비해 수심이 일정하고 해안선이 만을 형성한 천혜의 자연항구다. 건강한 갯벌과 깨끗한 서해바다에서 나오는 바지락, 굴, 돌게, 꽃게, 곱창김, 아구 등을 주민들은 젓갈, 장, 포 등으로 가공해 신시도정보화마을 수산물직판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쭈꾸미, 갑오징어 등 사시사철 어부의 그물이 공치는 날은 없다.

지난 22일 오전 새만금 방조제를 달려 금세 도착한 신시도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마을 앞바다를 일부 매립해 항을 정비하면서 주차장까지 만드는 공사다. 주민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신시도가 고향인 이무성(74)씨가 김 양식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지난해 6명이었던 외국인 노동자 수가 2명으로 줄면서 김 양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시도는 으뜸가는 섬이에요. 인심 후하고, 단합 잘 되고, 아름답고,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찾기 어렵죠. 아들과 함께 슈퍼 운영하고 김 양식하면서 살고 있어요.”

신시도가 고향인 이무성(74)·고옥화(65) 부부는 젊을 때 서울에서 15년을 살다가 연어가 회귀하듯 돌아왔다. 

120호 350여 명의 주민 가운에 12가구가 김 양식을 하고 나머지는 어선어업, 농업, 음식점 등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마을회관 벽면에는 신시도 어촌체험휴양마을 간판이 붙어있고, 옥상에 낚시꾼 2명의 동상이 있다. 그 옆으로 갯벌 체험을 하며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이 벽 그림 속에 있다. 돌아보니 곳곳에 낚시대를 들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눈에 보였다. 누구에게나 잘 잡히는 ‘눈 먼 고기’들이 있다는 의미다.

마을 골목길 벽마다 그림이 가득한데, 1970~80년대 추억을 자극하는 주제를 담았다. 또 이 마을의 자랑이자 일터인 갯벌과 바다에서 행해졌던 전통어업방식인 개막이(갯벌에 소나무 말뚝을 반 타원형으로 박고 말뚝을 따라 그물을 둘러 물고기를 잡는 어로 방법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개고랑을 막아 물고기를 잡는다고 해서 붙여졌다)를 그림으로 그려 관광객의 눈을 붙잡았다. 마을 중심에는 우물이 있다. 말린 생선이 내걸리고, 꽃 화분으로 장식된 골목길은 어촌의 정취를 가득 담고 있어 편안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지 10년째입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했었죠. 조용하고, 화목한 고향에서 부모님 모시고 살고 싶었습니다.”

정인덕(37) 청년회장은 ‘덕인호’(2.8t)를 타고 일 나갈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금은 소라가 잘 잡힌다. 창고에서 기름통을 차에 옮겨 싣던 그는 어서 ‘청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듯 밝게 웃었다. 중간중간에는 작은 음식점들이 있다. 테이블 3~4개가 고작이지만, 싱싱한 수산물에 아짐의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찾는 이들이 꽤 있다. 

신시도에서는 바지락, 굴, 돌게, 꽃게, 곱창김, 아구, 쭈꾸미, 갑오징어 등 다양한 수산물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젓갈, 장, 포 등으로 가공해 신시도정보화마을 수산물직판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사진은 신시도항에 정박중인 어선들.

이영집(66) 신시도 어촌계장의 말에 따르면, 신시도는 지난 2015년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의 지원을 받는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어 본격적으로 어촌체험관광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숙박시설이 있고, 바지락 캐기 체험, 개막이 체험, 낚시 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안내센터에서 만난 이 계장은 1996년부터 26년째 어촌계장, 이장, 개발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마을 리더다.

“자랑이라면 한도 없지만, 지난 52년간 5월 13일을 마을의 날로 지정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행사를 하고 있어요. 그만큼 갈등이나 마찰이 없는 화목한 곳이죠. 주차장이나 도로가 확장된다면 관광객들이 지금보다 더 편하게, 신시도의 자원들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은 주말마다 400여대의 차가 들어오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군산군도를 한 눈에 보면서,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국에 몇 안 되는 특별한 곳이기 때문이다. 휴양림 안 나무계단을 걷다보면 집게다리를 높게 들며 슬금슬금 옆으로 기어가는 바다 게를 쉽게 볼 수 있다.

“국립신시도휴양림 개장에 맞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잠시 멈췄습니다. 이제 곧 시작할 겁니다. 역사, 문화, 자연 등이 공존하는 신시도가 전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집 어촌계장과의 회의를 위해 신시도를 찾은 박동래(55) 군산시 수산진흥과장의 말이다.

신시도는 변화의 시작점에 서 있다. 전통의 섬에서 다양한 어촌체험과 휴양의 섬으로, 전북 군산의 섬에서 전국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섬으로의 성장을 위해 화목하고 정겨운 주민들은 관광객 맞이에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곧 주민과 관광객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전국적인 명품 어촌체험휴양마을로 거듭날 것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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