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 코 건강과 질환]
최정화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교수
사람은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끼니는 며칠을 굶어도 생명을 이어갈 수 있지만, 단 몇 분이라도 숨을 쉬지 않으면 누구도 살 수 없다. 코에 이상이 생기면,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기 쉽고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생명력의 차원에서 코의 건강과 코 질환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되는 이유다.
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만, 그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려 코로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새삼 코로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오염으로 코를 비롯한 호흡기의 심각한 노고를 생각하면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질병 예방 및 관리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 코의 구조와 기능
코는 해부학적으로 외비(겉코), 비강(코안), 부비동(코주변에 있는 뼈 속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비중격(코안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 벽)으로 좌우가 나누어져 있다.
코는 호흡기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0.25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온도(30~32도) 및 습도 조절작용을 하고, 비강 점막의 섬모운동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외부로부터 유해물질이 들어왔을 때 재채기와 같은 반사작용을 통해 방어 작용도 한다.
감각기로서의 코의 기능은 냄새를 맡는 후각 기능과 비강 내 삼차신경을 통해 시원한 감각, 얼얼한 감각, 뜨끔뜨끔한 감각, 타는 감각 등으로 표현되는 화학적 감각 기능이 있다.
또한 비강은 성음의 개방공명기로서 역할을 해 후두에서 발생된 음이 확성 변경돼 고유의 음색이 만들어 진다. 코가 막혔을 때 본인 고유의 음색이 바뀌는 게 이 때문이다.
◇ 한의학에서의 코와 장부의 관계
과하고 왕성한 심장(火)의 활동은 열을 발생시키고, 열은 수분을 증발시킨다. 그렇게 되면 폐(金)와 폐의 외규(外竅)인 코는 그 열의 영향으로 활동 능력이 떨어진다. 적절한 수분공급과 휴식이 호흡능력을 보존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일임을 심장과 폐, 코의 관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또한 오행적 원리의 관점에서 비위라는 소화 기능이 폐(金)라는 호흡 기능을 낳는 어머니와 같다는 인식이 한의학에서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화기의 상태에 따라 코의 기능이 좌우되는데, 특히 소아의 경우 찬 음식 등으로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면 코 질환의 치료가 어려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경락적으로 신장은 몸 앞뒤 중심선을 따라 순환하는 임맥과 독맥의 발원지가 되고, 독맥은 코와 연결돼 있어 코 질환 치료를 할 때 신장을 중요시 하게 되는 점이 한의학의 큰 특징이기도 하다.
◇ 코의 증상과 주요 질환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콧물(맑은 물 같은 콧물, 희고 찐득찐득한 콧물, 누렇고 짙으며 끈적끈적한 농성 콧물, 피가 섞인 고름 같은 혈액농성 콧물 등), 코 막힘, 후비루(콧물이 코 뒤로 넘어가는 증상), 코피, 재채기, 코골이, 후각 감퇴 등이다. 이 외에 비강내 물혹, 소아에서 나타나는 아데노이드 증상, 두통, 눈의 통증, 구취, 피로감, 집중력저하 등이 있다.
흔한 질환으로는 급성 만성 비염, 위축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 혈관운동성비염, 코피, 비후성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비중격만곡, 종양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진단명보다는 환자의 증상과 설진, 맥진 등을 통한 변증을 중심으로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고, 그에 맞는 치료법(침, 뜸, 약침, 향기치료, 한약, 부항 등)을 선택해 실시한다. 동시에 섭생법(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잘하는 법)을 통해 면역능력을 키워 재발 가능성을 낮추고 완전한 치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건강한 코를 위한 섭생법]
▲ 규칙적인 생활(자고 일어나는 시간, 식사시간 등)과 적절한 운동으로 전신의 건강 상태를 최상으로 잘 유지해야 한다. 코가 몸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에어컨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 술, 담배, 찬 음식(특히 소아의 경우), 과식, 밀가루음식, 인스턴트,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 등은 삼가한다.
▲ 족욕, 양말 등으로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하며, 복부도 항상 따뜻하게 해준다.
▲ 콧방울 바로 옆에 있는 영향혈을 수시로 지압해주고, 콧등을 양손가락으로 수십 번씩 위 아래로 문질러 준다.
▲ 코의 고유한 기능을 약화시키는 무분별한 항생제 및 분무제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
▲ 물을 충분히 마신다.
▲ 작두콩 차, 도라지 차, 목련꽃봉오리 차 등 코에 도움이 되는 차를 마신다.
▲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을 통하여 이물질을 제거하고 콧속 환경을 개선해준다.
▲ 코는 가급적 손을 대지 않도록 한다.
▲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관리한다. 코 질환의 시작이 감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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